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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부족한 상상력의 폭스바겐 제타

이 차의 모든 디자인은 직선뿐이다. 세심하게 잘 다듬었지만 상상력이 다소 부족하다

2018.05.09

앞모습
폭스바겐 로고가 상대적으로 커 보이지만 나쁘지 않다. 차 뒷부분과 바퀴의 작은 로고로는 이 차를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2 쭉 뻗었다가 옆으로 꺾이는 직선이 많은데, 그릴의 경우는 정확한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것 같다. 옆을 잘 다듬은 덕분에 제타 앞면의 공기저항은 아주 낮다.
3 크라이슬러 크로스파이어나 시트로엥 2CV처럼 과하지는 않지만 후드와 앞 펜더 윗부분에서도 많은 직선을 찾아볼 수 있다. 앞으로 치고 나가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4 후드 끝부분과 앞 유리창 사이가 이상할 정도로 넓다. 물론 와이퍼가 그 사이로 들어가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래도 과하게 넓어 보인다.
육각형으로 된 유리창 구조는 차에 존재감을 부여하며 실제보다 차가 커 보이는 역할을 한다. 물론 긴 휠베이스 덕분에 실제로도 실내가 넓다. 
6 손잡이가 직선 바로 윗부분에 위치한 것은 판금 기술 및 공정의 정확성에 대한 폭스바겐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더불어 사용하기에도 편하다.
7 문 아래쪽 표면이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밖으로 나오면서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위로부터 내려오는 빛을 반사하는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 아주 훌륭한 발상이다.
8 차 옆면까지 돌아서 이어지는 아래쪽 그릴은 매끈하게 다듬지 않은 좁은 통로 같은 모습이다. 꽤 흥미로운 디자인이다.
9 아래로 내려와 뒤로 이어지는 이 비스듬한 면은 헤드램프 안쪽으로 이어지는 윗부분 직선과 마주보게 된다. 상당히 구조적인 디자인이다.
10 위쪽 그릴의 아랫부분에서 헤드램프 밑까지 또 다른 꺾인 직선이 있다. 크게 표시 나지는 않아도 제타의 디자인 콘셉트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11 계속해서 수평으로 이어지는 그릴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도색된 차 겉면의 꺾이는 부분과 아랫부분에 직선 시작점이 있다. 이렇게 차 뒷부분만큼이나 조밀하게 직선이 모여 있다.

 

 

2019 VOLKSWAGEN JETTA  
폭스바겐 디자인은 사실 시작부터 미국 실용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포르쉐 박사가 만든 독일 최초의 국민차도 실제로는 미국의 영향이라 여겨도 무방하다. 1938년 히틀러의 지시로 국민차 비틀이 개발됐지만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위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디자인은 크라이슬러가 1934년 제작한 드소토 에어플로 쿠페에서 가져온 것이다. 폭스바겐이 1950년대 발표한 카르만 기아의 경우 그 디자인 대부분을 담당했던 건 미국의 디자이너 버질 엑스너였는데, 엑스너는 당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크라이슬러의 콘셉트 모델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었다.

이렇게 맺어진 이탈리아와의 인연이 독일에서 본격적으로 꽃피우게 된 건 1970년대로, 바로 이 시기에 천재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폭스바겐으로 건너와 골프를 개발하게 된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과 그 결과물이 결국 80년이 넘는 폭스바겐 역사에서 두 번째로 큰 성공을 거둔 차의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새롭게 선보인 2019년형 제타 스타일은 미국식도 이탈리아식도 아니다. 모두 폭스바겐 독일 디자인 연구소에서 만들었다. 물론 그 디자인 목표는 분명 미국의 양산형 모델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실제 생산 역시 멕시코에서 이뤄질 것이다. 신형 제타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적당한 구성을 내세우지만 그리 눈에 확 띄는 개성 있는 디자인은 아니다. 앞쪽 그릴에 붙어 있는 커다란 로고와 트렁크의 작은 로고만이 이 차가 폭스바겐임을 알려준다. 제타는 언뜻 무미건조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장점이 많다. 옆모습은 물론이고 시원하고 단순한 앞모습 그리고 무수히 많은 직선이 수평으로 쌓여 올라가다 뒤에 이르러서 조금씩 곡선으로 바뀌는 뒷모습을 지녔다. 또 뒤 유리창 아랫부분의 마무리 등 모든 부분이 전문가의 손으로 잘 다듬어졌다. 특히 실내 구성이 뛰어나다. 그렇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어떤 새로운 재미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타는 차체가 꽤 길고 비교적 좁기 때문에 사진상으로는 높고 불안해 보인다. 하지만 차를 처음 선보였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관람객들이 “단단하고 야무져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 차에 사용된 수많은 직선이다. 이 직선들은 대개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꺾이는 부분만 있는 정도인데, 오른쪽 앞문 안쪽 패널만 보더라도 적어도 19개 이상의 직선들이 요소요소에 분포돼 있다. 앞 시트에는 4개의 선이 있는데 양 끝에서 꺾이며 또 다른 선을 만든다. 총 12개의 직선이 되는 것이다. 크게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근사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직선들이 신형 제타의 상업적 측면과는 무관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폭스바겐 그룹의 플랫폼과 엔진들은 모두 평균 이상의 기계적 우수성과 역동성을 보장하며 조립 품질 역시 우수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고차 가치도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디자인과 무관하게 이런 품질 우수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글_Robert Cumberford

 

 

실내

에어컨 송풍구가 멋지게 만들어졌다. 역시 직선이다.
2 운전대 아랫부분도 직선으로 평평하게 만들었다. 
3 시트에 4개의 가로줄이 있다. 양 끝에서 꺾이며 또 다른 직선을 만들어 앞쪽을 향하는 경사면을 구성한다.
4 계기반의 테두리 역시 꺾이는 부분이 있는 직선이다.
5 모니터 테두리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도 꺾이는 부분이 있는 직선이다. 일단 폭스바겐의 디자이너들은 내외관 모두에서 직선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따르고 있다.
6 실내 차 문 안쪽을 살펴보면 다양한 각도와 방향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직선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중구난방으로 흩어졌다. 수납공간 아래 뒷부분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옆모습
1 아래 그릴의 바닥 부분이 범퍼보다 더 앞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충돌이 있을 경우 제일 먼저 충격을 받을 것이다.
2 크롬 장식을 없앴다는 것만으로도 디자인에서 이전보다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는 증거다. 사실 이전 모델은 크롬이 너무 많았다.
3 B 필러 위에서 굽어지는 지점의 가장 높은 부분을 보면 승객 모두에게 상당한 헤드룸이 제공된다는 걸 알 수 있다.
4 차체 옆면의 이 부분이 상당히 정교하다. 앞 펜더에서 시작된 선이 뒷문 손잡이 중간으로 이어지는데, 거기서 다시 아래로 내려오며 뒷바퀴 주변을 감싸는 표면을 강조하고 있다.
5 차 뒷부분은 앞부분과 달리 평범하다.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범퍼가 더 앞으로 나와 있다.

 

 

뒷모습
1 여기서 보면 평평한 차 밑부분 위로 옆면이 둥글게 다듬어져 있는데 최초의 폭스바겐 세단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2 옆에서 본 지붕이 상당히 멋지다. 뒷자리 승객을 위한 충분한 헤드룸을 제공하고 공기역학적으로도 훌륭하다.
3 여기도 꺾이는 부분과 함께 또 다른 직선으로 이어지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제타에서 직선이 얼마나 중요한 디자인인지 다시 한번 
알 수 있다.
4 차체 윗부분이 상당히 긴 구조이기 때문에 뒷유리 아래에서부터 약간 각을 준 트렁크 끝까지의 길이가 상당히 짧아졌다. 
뒷부분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직선이 수평으로 켜켜이 쌓여 있다. 특별히 잘못된 건 없지만 상상력이 부족하며 흥미를 자아내지도 않는다.
크롬으로 멋을 낸 그럴듯한 배기구다. 하지만 이건 장식용이다. 실제 배기구는 크롬 밑에 숨어 있다.
차 옆면의 튀어나온 이 부분이 앞 펜더에서 시작해 뒷바퀴 위쪽으로 이어진다. 정교하면서도 멋진 효과를 낸다. 차체 옆면에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해주고 있다.
8 중심으로 정확하게 이어지지 않는 5개의 휠 스포크는 다소 복잡하고 까다롭게 보이지만, 실제로 움직이면 대단히 멋있다.

 

 

현재 폭스바겐 디자인을 총괄하는 클라우스 비숍은 1989년부터 폭스바겐에서 실내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비숍은 오직 폭스바겐에서만 수많은 작품을 남겼고 마침내 2007년 1월 폭스바겐 디자인 수장 자리에 오른다. “다른 곳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지만 저는 폭스바겐에서 일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비숍의 행보는 유난히 이직이 잦은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서 아주 이례적이며 크게 인정받는 사례로 남아 있다.

 

이번에 선보인 제타는 앞에 붙은 커다란 로고를 제외하면 크게 특별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KB
그렇지 않아요. 제타는 다른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품질과 폭스바겐의 정체성을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플랫폼과 비율 덕분에 더 넓고 길고 낮은 차체가 됐죠. 우리는 새롭게 선보이는 모든 모델에 아테온처럼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로 합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뚜렷한 정체성을 각인시키려는 거죠. 


후드에 직선을 많이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KB 폭스바겐의 모든 디자인에는 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넣은 직선은 다른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더 강렬하고 선명할뿐더러 꺾이는 부분도 더 날카롭습니다. 이런 직선을 넣기 위해 각 표면에 5번 이상 작업을 하지만 다른 경쟁 모델들은 기껏해야 4번 정도 작업할 뿐이죠. 


두세 번 손질하고 마는 회사도 있죠.
KB 그런가요? 폭스바겐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든 모델에 대해 아주 정교한 표면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보기에도 근사할뿐더러 그 모습이 오래 유지됩니다. 앞서 언급한 후드의 직선들을 보아도 나란히 이어지는 부분도 있고 헤드램프 내부에서 시작돼 크게 경사를 이루며 지붕선과 A 필러를 따라 계속 연결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실내가 아주 근사하네요. 특히 시트 위를 가로지르는 직선과 앞으로 꺾이는 각도가 멋져요. 제타의 모든 모델의 시트는 다 똑같은 스티치가 들어가나요? 
KB 그렇진 않습니다. 그레이드에 따라 각기 다른 문양과 장식, 스티치가 들어갑니다. 모델에 따라 대형 스크린과 운전자 앞에서 바로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계기반이 추가되기도 하죠.


공기저항을 포함한 공력성능에 큰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보입니다. 
KB
비단 공기역학뿐만 아니라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도 차체 앞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물론 차의 최종 형태를 결정하는 일에는 다른 수많은 조건이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요. 세단의 경우 공기저항계수가 0.27 정도면 훌륭합니다.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 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폭스바겐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MotorTrend>Photo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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