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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소형차 중 인상적인 모델 K3

새로운 K3가 흔들리는 국산 소형차 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근래에 만난 모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모델이라는 것이다

2018.05.11

 

많이 늦었다. 하지만 기다림은 충분히 보상받은 것 같다. 기아 K3 얘기다. 아반떼가 준중형 승용차 시장을 평정해버렸다. SM3는 사골이 됐고, 신형 크루즈는 단명할 비운을 맞았다. 그러나 그 아반떼조차 소형 SUV들에게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그런데 올 뉴 K3가 이제야 나온 것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게 아닌가 걱정될 만큼 나쁜 상황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K3는 근래에 만난 모델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모델 중 하나다. 원가가 걱정될 정도로 과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보다는 매우 영리하고 섬세하게 만든, 그래서 뛰어난 균형 감각이 돋보이는 상품이다. 이 가격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 기획 단계부터 완성까지 잘 지켜냈다. 또한 적절한 원가를 지키면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을 대체로 상회하는 품질을 이뤄냈다. 자동차에 적용되는 다양한 부분이 같은 목표를 향해 거의 비슷한 색깔과 품질 수준을 보이는 통일감이 탁월하다. 게다가 기아 브랜드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 캐릭터가 아주 또렷하게,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녹아 있다.


이것은 제품 프로젝트 리더(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의 공이 크다. K3는 근래에 보기 드문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보인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원가 초과로 가격이 터무니없었던 모델이나 지나치게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상품성이 손상된 경우에서 느껴지는 제품 생명의 위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다. 소비자들은 중고 가격을 보장받을 것이고, 브랜드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것이다. 게다가 브랜드 이미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지속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실 올 뉴 K3는 출시 전부터 구설에 오를 뻔했다. GDI 엔진을 버리고 이전의 포트 분사 방식으로 되돌아갔다는 소식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K3 개발팀은 정말 용감했다. 옳다면 그렇게 하자는, 담백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GDI가 없어도 그에 필적하는 효율과 성능을 낼 수 있다면 굳이 GDI라는 이름에 매달릴 필요는 없지 않나? 새로운 시스템을 처음 적용하는 건 신나기도 하지만 겁나는 일이다. 더욱이 마치 다운그레이드처럼 보이는 경우라면 앞장서고 싶은 사람은 없었을 거다. 


결론만 말하자. GDI 대신 듀얼 포트 분사 방식, 즉 DPFI 방식을 사용한 K3의 엔진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일단 GDI 엔진의 날카로운 인젝터 소리와 실린더의 연소 진동에서 자유로워진 아주 조용한 엔진이 그렇다. 최고 출력은 GDI 방식보다 조금 줄었지만 최대 토크는 바닥부터 넉넉하다. 여기에 똑똑해진 무단변속기 IVT가 부지런히 엔진을 보조하니 연비도 더 잘 나온다. 이전의 1.6리터 GDI 엔진을 그리워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사실 K3에 적용된 듀얼 포트 분사 방식(DPFI)은 현대·기아차가 이미 2012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 등지에 특허 출원을 했을 정도로 전략적으로 개발해온 기술이다. GDI가 비싸거나 미세먼지 문제 때문에 포트 방식이 갑자기 선택된 것은 아니라는 거다.  


K3의 동력 성능은 도시 친화적이다. 저회전의 풍성한 토크와 매끄러움이 좋다. 출력이 부족할 때는 IVT 변속기가 엔진의 장점인 토크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매우 부지런히 움직인다. 그래서 수치상 출력보다 주행 감각은 훨씬 풍성하다. 초기의 가속페달 반응이 조금 과도한 느낌인데 이건 무단변속기가 태생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직결감과 응답성의 부족함을 엔진의 응답성으로 커버하기 위한 시가지용 설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말이 된다. 그래서인지 4000rpm 이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하나 아쉽다면 ISG 스타트 스톱이 없다. 원하는 수준의 효율은 이것 없이도 가능하다는 판단과 가격을 컨트롤하기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올 뉴 K3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바로 ‘질감’이다. 그리고 이 질감이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이 서스펜션이다. K3의 서스펜션 움직임에서 가벼운 차인데 묵직하게 느껴지고, 경쾌한 차인데 차분하게 느껴진다. 고급지다. 과속방지턱의 정상을 넘은 뒤에 매끄럽게 내려오는 리바운드 댐핑 조절이 인상적이다. 파손된 노면에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면서 접지력이나 주행 자세는 잘 유지한다. 교량 상판의 이음매를 통과할 때도 ‘투둥’ 하는 울림소리나 떠오르는 느낌 없이 차체를 차분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진득하다. 서스펜션 구조의 변경이나 서브프레임에 4점 부싱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설계 변경이 동원됐지만 이보다 먼저 느껴지는 건 최적의 값을 찾아내기 위한 개발자들의 노력이다.


조종 성능에서도 준중형차답지 않은 묵직한 감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일단 스티어링휠이 묵직하다. 어쩌면 여성 운전자들은 살짝 무겁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주행 모드를 변경해도 조향 감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정직한 감각이다. 너무 하늘거리지도, 반대로 너무 뻑뻑하지도 않다. 무게감은 있지만 직결된 조향 감각은 진중하다. 이 또한 K3의 질감이고 기아 GT 느낌의 연장선이다.


파워트레인이나 조종 감각에서 올 뉴 K3는 지향점이자 한계가 명료하게 드러난다. 역시 스포츠 드라이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무단변속기의 직결감 부족이 가장 아쉽다. 기어비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때도 있다. 가속페달을 놓으면 엔진 토크가 미처 줄어들기 전에 기어비가 쭉 올라가면서 오히려 차가 가속하는 느낌이 난다. 가속페달을 놓았는데 차가 더 가속하는 이 느낌은 본능에 어긋나서 어색하다. 서스펜션도 그렇다. 평소에는 좋게 느껴졌던 부드러운 리바운드 댐핑이 주행 페이스가 올라가면서 차체가 너울거리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견고한 차체 덕분에 자세가 불안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평지나 오르막에서는 액셀러레이터 컨트롤로 뒷바퀴 조향 감각을 조절할 수 있었지만 내리막에서는 뒷바퀴가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점이 아쉽다. 이럴 때 지금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토션 빔 뒤 서스펜션이 살짝 느껴진다. 

 

신형 K3의 실내는 준중형급에서 기대하던 질감을 초월한다. 70만원짜리 브라운 컬러 시트 패키지는 재질 마감이 훌륭하다.

 

뒷자리는 무릎공간이 적당하다. 뒷도어 트림을 플라스틱으로 감쌌지만 값싼 느낌은 들지 않는다.

 

K3의 디자인은 담백함에 뿌리를 둔다. 화려한 상위 모델들보다는 콤팩트 라인업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담백함이 허전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간결한 라인이 만들어내는 응집력과 밀도감이 K3를 야무지게 보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호랑이 코 그릴의 모서리부터 시작해 보닛을 통과한 후 A 필러로 연결되는 직선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던 K3에 볼륨감이라는 임팩트를 불어넣었다. 특히 이 보닛 라인은 결코 낮지 않았던 보닛을 낮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타이트하게 연결해 뭉툭하기 쉬운 앞바퀴굴림 차의 얼굴을 야무지게 표현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여기에 더해진 디테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네 개의 LED 주간주행등이 포인트인 풀 LED 헤드램프와 강렬한 라인이 인상적인 애로 라인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차의 앞뒤에 악센트를 줘 강인한 인상을 만드는 순기능을 한다. 하지만 범퍼 아랫부분에 과도하게 사용된 검은색 하이글로시 장식과 복잡한 조형물은 전체적으로 간결함이 돋보였던 K3에서 좀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다. 특히 뒷범퍼 아래쪽 양옆에 역삼각형 모양으로 자리 잡은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어색하다. 붉은색으로 간결하게 완성한 애로 라인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조형미를 위해 붉은색이 아닌 불빛을 아래로 몰아낸 듯한 느낌마저 든다.  


K3의 실내에서 처음 든 느낌은 준중형급에서 기대하던 질감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시트다. 70만원짜리 브라운 컬러 시트 패키지를 챙긴 시승차는 재질 마감이 좋다. 시트 자체도 큼직해 몸이 느끼는 질감은 이미 준중형차가 아니다. 수평 라인을 테마로 하는 실내도 센터페시아를 뒤쪽으로 물려 공간감을 최대한 확보했다. K3의 인테리어는 영리함이 빛나는 곳이다. 대시보드 윗부분과 앞도어 트림 등은 부드러운 촉감을 주는 우레탄으로 표면을 마감했다. 하지만 값비싼 일체형 우레탄 성형 방식을 택하는 대신 우레탄 시트를 얇게 덮는 공법으로 비용을 최적화했다. 뒷도어 트림은 눈으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표면이 딱딱한 플라스틱이다. 탑승 빈도에 따른 마감재의 최적 배분이다. 하지만 묵직하면서도 조작감이 매끄러운 좌우 측면 송풍구 다이얼, 촉감을 최대한 통일한 인포테인먼트와 오토 에어컨의 다이얼 등 감성 품질을 끌어올린 노력이 느껴진다. 영리한, 그러나 최선을 다한 인테리어 질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차 브레이크가 수동식 레버라는 게 문제가 될까? 스펙보다는 질감과 완성도를 생각한 K3 개발자들과 나는 생각이 같다.


마지막으로 ADAS 주행 보조 장비의 작동 품질이 대단히 좋다. 비록 완전히 멈추는 것까진 하지 않지만 스마트 크루즈컨트롤도 작동할 때의 질감은 매우 좋다. 사람이 조작하는 것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이 있다. 시속 65킬로미터 이상으로 달릴 때 작동하는 차선 이탈 방지(LKAS)도 차선 가운데로 주행하는 최신형 LFA보다는 부족하지만 매우 유연하게 차선을 따라간다. 최근 시승했던 5000만원짜리 수입차보다 기능의 종류는 부족할지 몰라도 있는 기능이 작동하는 질감만큼은 오히려 나은 점이 있을 정도다.


이 기능을 보행자 안전을 위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과 함께 묶어 판매하는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의 가격이 얼마인 줄 아나? 겨우 65만원이다. LED 헤드라이트를 선택하면 하이빔 어시스트를 덤으로 준다. 이런 것이 진정한 가격 대비 성능이다. 비록 상 위 기종들이 제공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같은 준자율주행 기능은 없지만 65만원짜리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만으로도 얼추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선택하면 제한속도에 따라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의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똑똑함도 발휘한다. 


올 뉴 K3는 대단히 치밀한 품질 관리가 인상적이다. 드라이브 와이즈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다 집어넣어도 차값은 2500만원대다. 소형 SUV보다 살짝 비싸지만 비교할 수 없는 품질과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 판매 실적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K3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고성능 GT를 포함한 파생 모델이 기다려진다. 밑그림이 너무도 좋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차

CREDIT

EDITOR / 서인수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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