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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미드십 스포츠카의 대결

성격이 판이한 미드십 스포츠카의 대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승자는 누구일까?

2018.05.08

AUDI R8 V10 PLUS, MCLAREN 570S SPIDER  

 

맥라렌 570S 스파이더와 아우디 R8 V10 플러스. 이번 ‘헤드투헤드’는 600마력 전후 미드십 스포츠카의 대결이다. 슈퍼 스포츠카로 취급해도 좋을 구성과 출력이지만 두 브랜드 모두 그 아래에 선을 긋고 있다. 맥라렌은 570S를 슈퍼 시리즈가 아닌 스포츠 시리즈로 분류하고 있고, 아우디 역시 람보르기니를 의식해서인지 R8에 ‘슈퍼’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고 있다.


레이아웃과 차체 크기, 콘셉트가 비슷하지만 파워트레인 구성은 확연히 다르다. R8은 5.2리터 V10 자연흡기 엔진과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사용하고, 570S는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최고출력은 R8이 610마력으로 570S보다 40마력 높은 반면 최대토크는 570S가 61.2kg·m로 R8보다 4.1kg·m 높다. 둘 다 배기량 1리터당 100마력을 훌쩍 넘는 고출력·고회전 엔진이지만 토크밴드는 터보를 사용하는 570S가 조금 더 앞쪽으로 당겨져 있다. 대신 R8은 이해하기 쉬운 출력 특성을 뽐낸다. 가격은 두 차 모두 2억5000만원 남짓. ‘슈퍼’라는 단어가 빠진 미드십 스포츠카의 꼭짓점이자 슈퍼 스포츠카에 가까운 성능을 가장 합리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사용법이 다른 스포츠카의 비교. 이번 시승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R8은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과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사용하는 중량급 모델이고 570S는 포르쉐 718 카이맨보다 가벼운 차체에 고압축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정통 뒷바퀴굴림 스포츠 모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R8은 미드십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충실했고, 570S는 미드십 특성에 충실했다. 


R8은 완벽한 GT다. 첫 번째 시승 때 도로 위에 물이 고여 있을 정도로 많은 비가 왔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수 있을 만큼 접지력이 뛰어났다. 4WD 시스템 덕분이기도 했지만 자연흡기 엔진의 적당한 저회전 토크와 제어가 쉬운 출력 특성, 570S에 비해 350킬로그램가량 무거운 차체에서 비롯된 안정감 등이 미드십 스포츠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생김새와는 달리 운전이 쉬운 차였다. 


주행 모드나 주행 상황에 따라서 운동 특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운전자의 부담감을 줄여준다. 류민 기자는 R8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앞머리의 움직임이 둔하게 느껴져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할 법하다. “이렇게 안정적인 미드십은 처음이네요.” 이진우 기자의 의견도 결은 다르지만 맥락은 같았다. R8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고성능 GT 세단의 2인승 버전 같은 느낌을 전달했다. 


R8은 뒤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설정해 급가속 상황에서도 차의 무게가 과도하게 뒤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았다. 이런 세팅은 당연히 앞바퀴가 가벼워지며 접지력이 희미해지는 느낌도 줄여준다. 그리고 앞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요철이나 급격한 스티어링 조작에도 조종성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다루기 쉬운 설정이다. 슬라럼이나 회피 기동을 해보면 초기엔 민첩하게 방향을 바꾸지만 하중 이동이 늘어나면 노면을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언더스티어를 일으킨다. 그러나 미드십 스포츠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약간의 흥미와 함께 안심감을 주는 설정이라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앞쪽 댐퍼가 단단해지며 미드십의 느낌이 강해진다. 


R8은 여러모로 친절하고 안정적이다. 그런데 그런 특성이 과해 흥미도 떨어진다. 트랙 모드에서조차 파열음이 없는 배기 사운드나 민첩하지만 변속 충격이 없는 변속기는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엔진 rpm’의 상승과 함께 ‘심장 bpm’이 같이 높아지지 않는다. 스포츠카의 생명이 바로 거기에 있는데 말이다.


570S의 빗길 테스트는 포기했다. 급가속 중 물이나 차선을 밟았을 때 드러나는 흉포함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기 때문이다. 라인업 중 가장 순한 모델이라도 역시 맥라렌은 맥라렌이었다. 570S는 레이싱 감각이 살아 있는 정통 미드십 스포츠카였다. 변속할 때마다 점점 더 강해지는 가속력과 이로 인한 접지력 상실은 엄청나게 두터운 토크에서 비롯된다. 가벼운 미드십 모델이 토크가 강하면 자칫 차체가 팽이처럼 돌며 날아갈 수 있다. 


그래서 맑은 날 마른 노면에서 다시 만났다. 류민 기자의 말처럼 570S는 R8보다 날이 서 있다. 물론 항상 예리하다는 뜻이 아니다. 운전자의 실력에 따라 주행감각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날것’의 느낌이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세단을 운전하듯 천천히 달릴 때는 이 차가 맥라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여유롭고 순하다. 3.8리터 트윈터보 엔진의 풍성한 저속 토크를 활용하면 2000rpm 이하로도 꽤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운전하면 언더스티어가 커 움직임을 이해하기 쉽고 승차감도 좋다.


서스펜션도 의외로 부드럽다. 특히 뒷바퀴 서스펜션이 나긋하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뒤 댐퍼가 눌리며 뒷바퀴 접지력이 강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풍성한 중저속 토크가 주행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고심한 흔적이다. 무게를 싣지 않으면 앞바퀴도 그리 예민해지지 않는다. 설렁설렁 타도 피곤하지 않은 실용성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본격적으로 달리고 싶을 땐 적극적인 하중 이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570S는 차체가 가벼워 기본적인 하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속도를 붙여 다운포스를 만들거나 제동과 가속을 이용해 무게를 몰아줘야 한다. 720S처럼 공기역학에 치중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570S도 다운포스가 충분하다. 시속 140~150킬로미터를 넘으면 앞바퀴의 감각이 한결 뚜렷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슬라럼이나 회피 기동에서도 하중을 넘기면 접지력이 강해진다. 이런 특성은 제동과 함께 스티어링휠을 조작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앞바퀴의 움직임이 아주 명료해진다. 뒷바퀴의 움직임도 안정적인 편. 평소엔 부드러웠던 전자제어 댐퍼가 급가속과 동시에 단단하게 굳는다. 570S는 공격적으로 밀어붙일수록 감각과 접지가 뚜렷해지고 제동을 잘 활용해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본격적인 스포츠카였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최고출력 300마력 또는 최대토크 50kg·m 이상인 모델이 4WD 시스템을 갖출 경우 무게와 구동 저항의 차이를 극복하곤 했다. 이번 비교에서도 이런 공식은 깨지지 않았다. 무거운 R8이 사륜구동 시스템의 우수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가속 테스트에서 이긴 것이다. 출발부터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R8은 570S에게 단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570S가 우수한 마력당 무게비에도 불구하고 R8을 이기지 못한 데에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과도한 중저속 토크다. 변속 직후의 토크가 너무 강해 뒷바퀴가 살짝 접지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2단 기어가 들어가는 시속 60킬로미터 지점에서 0.4초였던 차이가 0.5초 이상으로 벌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서서히 감속할 때 시프트다운과 함께 오히려 차가 튀어나가려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강한 저속 토크 때문이다.


제동 테스트의 승자도 R8이었다. 하지만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반복 시험의 결과다. 570S의 기록은 R8보다 편차가 약간 크다. 하드웨어적인 문제보단 불규칙한 노면에 대한 대응력 차이인 듯하다. 두 모델 모두 페이드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서인수 기자의 지적처럼 570S의 브레이크 페달은 꽤 무겁다. 여성 운전자라면 운전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발목 힘 조절만으로도 제동력을 미세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70S는 역시 트랙 머신의 피가 흐르고 있는 맥라렌이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운전석과 실내 공간
“어느 쪽이 더 편하냐가 아닌 어느 쪽이 덜 불편한지를 따지는 게 맞을 거야.” 이진우 기자의 말이 맞다. R8과 570S는 스포츠카다. 풍요로운 옵션과 안락한 시트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보단 스포츠카라는 장르에 얼마나 충실하게 실내를 설계했는지, 운전자가 얼마나 운전에 집중할 환경을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 일단 두 차는 모두 헤드레스트도 조절할 수 없는 스포츠 시트를 달았다. 그런데 이 시트에 대한 평가가 처음부터 갈렸다. “R8은 정말 운전이 편한데 시트는 경주차의 버킷시트처럼 딱딱해. 반면 570S의 시트는 무척 딱딱해 보이는데 의외로 편했어. 패딩이 두껍지는 않은데 이음매가 몸에 배긴다는 느낌이 없어. R8 시트보다 훨씬 편해.”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570S의 시트를 칭찬했다. 하지만 이진우 기자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렸다. “아우디의 쿠션이 좀 더 두툼해서 편했어. 맥라렌은 1시간 이상 운전하면 허리가 아플 게 분명해.” 나 역시 570S의 시트는 등받이가 살짝 불룩해 몸을 밀어내는 느낌이 드는 게 불편했다. “하지만 R8 시트는 등받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예요. 운전자가 시트에 몸을 맞춰야 하잖아요.” 김선관 기자는 R8 시트에 불만을 나타냈다.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수동으로 조작하는 R8의 시트 레버에도 불평을 털어놨다. 참고로 570S는 시트쿠션 오른쪽에 시트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달았다. 하지만 나의 경우 버튼으로 조작하는 게 다섯 배쯤 더 불편했다. 쿠션과 등받이를 따로 조작할 수 있는데 버튼이 보이지 않아 잘못 조작하기 일쑤였고, 센터터널과 시트쿠션 틈에 버튼이 있어 손을 넣기도 불편했다. R8의 시트 조절 레버는 수동이긴 하지만 팔을 조금만 뻗어도 손이 닿는 위치에 있고 당기거나 밀었을 때 ‘드르륵’ 한 번에 움직인다. 우린 결국 시트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 순간 버킷시트는 내 몸에 꼭 맞을 땐 축복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재앙이라던 강병휘 레이서의 말이 떠올랐다.


“아우디의 실내는 흠잡을 곳이 없어요. 역시 아우디네요.” 류민 기자는 아우디의 세련된 실내를 칭찬했다. “디자인이나 편의장비는 R8이 한 수 위예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나 그 아래 달린 버튼을 보면 맥라렌은 2억5000만원이라는 돈이 아깝게 느껴져요. 카본과 알칸타라로 실내를 감쌌지만 디스플레이와 버튼이 모든 걸 망쳤어요. 5년 전에나 유행했던 PDA 수준의 디스플레이는 좀 아니지 않나요?” 김선관 기자는 570S 실내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 역시 온도 조절 화면의 사람 모양 아이콘이 헬멧을 쓰고 있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화질도 좋지 않은 손바닥만 한 모니터를 칭찬할 순 없었다.


R8은 센터페시아에서 모니터를 과감히 뺐다. 대신 계기반에 있는 모니터에 모든 기능을 넣었다. “계기반에 인포테인먼트까지 모조리 몰아넣은 바람에 사용법이 복잡해요. 주차할 땐 직경이 작은 데다 버튼까지 많이 달린 스티어링휠 때문에 계기반에 뜨는 후방카메라 화면을 보기 어렵다는 것도 불만이고요.” 류민 기자는 R8의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타박했다. “모든 걸 계기반에서 해야 하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R8 센터페시아에서 디스플레이를 뗀 것엔 박수를 보내고 싶어. 뭔가 클래식하면서 시선을 흩트리지 않거든.” 이진우 기자는 R8의 실내를 칭찬했다. “버추얼 콕핏에서 기능과 속도, 주행 상황을 한꺼번에 알려주는 게 마음에 들어요. 디스플레이가 없어 힐끗거릴 일도 없으니 자연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만 기어노브가 좀 불만이에요. Q7인지 R8인지 구분할 수 없어요. 이전 R8은 기어노브가 꽤 근사했는데 지금 것은 너무 밋밋해 보여요.” 김선관 기자는 R8의 버추얼 콕핏을 칭찬하면서 기어노브엔 눈을 흘겼다. 이때 570S의 실내 곳곳을 살피던 류민 기자가 말을 이었다. “전 이번에 맥라렌을 타면서 생각보다 패키징이나 실내 구성 완성도가 높다는 것에 놀랐어요. 루프 수납함이나 루프를 닫은 상태에서도 열 수 있는 뒤 창문, 도어 트림에 있는 수납함 등은 생각지 못했던 구성이에요. 맥라렌은 모든 장치가 손에 잘 닿는 곳에 배치돼 있고 장비 사용법도 조금 낯설긴 하지만 직관적이에요. 영국차치고 꽤나 이성적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둘이 탔을 때 가방 하나 제대로 둘 곳 없는 실내는 엄청난 마이너스야. R8은 시트 뒤쪽에 가방을 둘 공간이라도 있는데 570S는 그런 공간이 전혀 없잖아!” 나의 외침에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끼어들었다. “R8은 데일리 스포츠카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해. 그래서 상품으로는 훨씬 우수한데 스포츠카의 심각한 분위기가 부족하지. 그런 면에서 570S는 진짜 스포츠카를 타는 느낌이 물씬 난다고.” 그렇다. 두 차는 도어를 여는 방식부터 다르다. R8은 그냥 평범하게 열리지만 570S는 한 번 비틀어 위로 열린다. “그래도 난 실내에서 디테일이 좋고 마무리가 훌륭한 R8의 손을 들고 싶어. 스포츠카다운 맛은 덜하지만 데일리 스포츠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갖췄잖아.”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이 말에 아무도 이견을 달지 못했다.
서인수

 

 

연비
“스포츠카의 최고 덕목은 성능이야. 연비 따지는 거 아니야.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어? 배기량이 크고 출력도 높아 좋은 연비는 기대할 수 없을 거야.” 이진우 기자가 냉소적인 표정으로 두 차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맥라렌 570S와 아우디 R8의 배기량은 각각 3.8리터, 5.2리터며 모두 최고출력이 600마력 전후다. 옆에서 제원표를 꼼꼼히 살피던 서인수 기자도 같은 반응을 보이며 거들었다. “두 차 모두 고회전 엔진을 가지고 있어. R8은 자연흡기 엔진으로 배기량 1리터당 117마력을 넘게 내는데?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570S는 최고출력이 7500rpm에서,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나와. 둘 다 기름을 길바닥에 뿌리고 다니겠어.” 


서인수 기자와 함께 제원표를 보던 구본진 기자가 말했다. “그런데 공인연비 차이가 적지 않은데요?” 570S는 시내, 고속도로, 복합 공인연비가 리터당 6.0, 12.3, 9.3킬로미터며, R8은 리터당 5.7, 7.9, 6.5킬로미터다. 시내 연비는 비슷하지만 고속도로 연비는 차이가 크다. “배기량이 깡패라잖아요. R8이 무려 1.4리터나 커요.” 두 차의 배기량 차이에 놀란 구본진 기자가 말했다. 얘기를 듣고 있던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입을 열었다. “R8은 네바퀴굴림 방식이야. 570S는 뒷바퀴만 굴리고. R8이 무거울 수밖에 없지. 공차중량을 보라고. 350킬로그램가량이나 더 나가잖아. R8의 연비가 더 나쁠 수밖에.” 


시승을 막 마치고 돌아온 류민 기자도 입을 열었다. “주행 특성이 상당히 달라요. R8은 출력 특성이 선형적이에요.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이죠. 대신 중저속 토크가 낮아요. 반면 터보 엔진의 570S는 토크밴드가 두툼해 전반적으로 회전수를 낮게 가져가고 있어요. 크루징을 할 때 연비가 좋겠네요.” 류민 기자의 이야기를 들은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온화한 미소(KFC 할아버지와 비슷하다)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570S는 1500rpm에서도 툴툴대지 않아. 저회전을 유지하며 달리면 연비가 굉장히 좋을 거야.” 실제 연비도 우리의 예상을 뒷받침했다. 각 차에 성인 남성 한 명씩 타고 시내 20퍼센트, 고속도로 8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약 72킬로미터를 달린 결과 570S는 리터당 8.7킬로미터, R8은 리터당 6.4킬로미터의 연비를 기록했다(트립 컴퓨터 기준).


570S는 가속페달을 다독이며 달릴 땐 웬만해선 2500rpm을 넘기지 않았다. 반면 R8은 기어이 3000rpm을 찍어야 변속을 했다. 두 차의 변속기는 7단 자동으로 같다. 각 단 기어비는 R8이 길지만 최종감속비는 R8이 짧다. R8의 변속기가 더 가속형인 것이다. 시속 100킬로미터에서의 엔진 회전수도 R8이 더 높다. 저속 토크가 부족한 자연흡기 엔진을 고려한 세팅인데 연비에서는 아무래도 불리하다.
김선관

 

구매와 소유 비용
계산기를 두드리기 조금 민망했다. 아우디 R8과 맥라렌 570S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머리를 싸매고 구매와 소유 비용을 일일이 따져보지 않을 테니 말이다. 성능은 아우디가 한 수 위지만 몸값은 맥라렌이 한 수 위다. R8의 신차 가격은 2억4900만원이며, 570S는 2억6500만원이다. 맥라렌이 1600만원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멋짐이란 게 폭발하는 ‘다이히드럴 도어’를 제작하는 데 쓰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마침 맥라렌 시승을 마친 서인수 기자가 비명을 지르며 접힌 몸을 펴면서 말했다. “1600만원이나 비싼데 왜 이렇게 불편해. 비싸고 불편하고 매일 탈 수도 없는 맥라렌을 살 이유가 있어?” 모든 차를 사랑으로 감싸는 그녀의 입에서 오랜만에 불평이 터져 나왔다. 정말 불편한가 보다. 실제로 시승을 한 모든 기자가 맥라렌을 타거나 내릴 때 “으악”, “으라차차” 등 다양한 소리를 냈다. 


만약 맥라렌 570S의 이런 불편함마저 즐길 자신이 있다면 한 달에 555만1270원만 내면 된다. 선수금 30퍼센트, 농협 캐피탈 이용, 36개월 할부 조건이며 이율은 약 4.9퍼센트다. 다만 현재 차가 모두 팔려 당분간은 구매가 어렵다. 추가 입고 일정은 미정. 아우디 R8은 자체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5.9퍼센트 이율로 할부를 진행할 수 있다. 월 납부금은 529만4650원이다. 아우디는 현재 상당한 금액의 할인을 진행 중이다. 출고 기간도 상당히 짧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면 인도까지 4일 정도면 충분하다는 딜러사도 있었다. 


아우디 R8은 뛰어난 성능만큼 보험료도 높다. 맥라렌 570S의 보험료는 503만7360원, 아우디 R8은 그보다 100만원가량 비싼 603만8670원이다. 보험료를 따져보던 이진우 기자는 “두 차는 그냥 세워만 놔도 많은 돈이 나가잖아. 보험료가 엄청나니까. 그러면 접근을 달리해보자고. 매일 탈 수 있는 아우디 R8과 매일 탈 수 없는 맥라렌 570S로 보면 어떤 비용이든 아우디 R8이 효율적인 소비라고밖에 볼 수 없지.” 그의 말처럼 아우디 R8은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보험료 100만원이 더 비싼 게 아깝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앉아서 계산기만 두드릴 것이 아니라 직접 타보고 느껴보길. 그러면 답은 쉽게 나올 것이다.
구본진

 

 

 

최종 결론
둘의 성격은 판이했다. 순수성을 강조한 570S는 짜릿했으며 R8은 빠르고 이해가 쉬웠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다. 6명의 의견이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3명은 R8의 안정적인 감각을 좋아했고 나머지 3명은 570S의 날선 감각에 매료됐다.


두 차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도 성격은 딴판인 건, 브랜드 내에서의 위치와 각 브랜드의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570S는 레이스에 기반을 둔 스포츠카 제조사인 맥라렌이 시장 확장을 위해 만든 엔트리 모델이다. 슈퍼 스포츠카로 가는 관문인 만큼 스포츠성을 각인시켜야 한다. 사실 이보다 더 대중적으로 만들고 싶었어도 선뜻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맥라렌’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있으니까. 


반면 R8은 아우디에서 가장 강력한 차다. 브랜드의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아우디에게도 ‘승용차 브랜드’라는 한계가 있다. 무턱대고 스포츠성을 강조할 수 없다. 그래서 아우디는 누가 타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기 위해 모든 기술을 투입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R8이다.


승패가 나지 않아 아쉬운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이겼다고 한들 큰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빠른 속도, 짜릿한 스릴. 우리가 스포츠카에서 얻으려는 가치는 무엇일까? 만약 이 두 차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그 가치부터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 이 급 스포츠카 대부분이 그렇듯, 이 둘은 절대적 우위가 아닌 취향에 따라 골라야 하는 차들이니까.   
류민

 

 

AUDI R8 V10 PLUS
나윤석_공공도로에서 탈 차라는 전제하에 R8을 선택했다. 내 운전 실력이 600마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570S보다 출력이 낮은 차를 고르겠다.
이진우_맥라렌은 자괴감을, 아우디는 자존감을 준다. 맥라렌의 열정을 느끼려면 그에 걸맞은 운전 실력이 있어야 하지만 아우디는 내 운전 실력이 향상된 것처럼 포장을 해준다.
서인수_더 빠르고 안정적이며 믿을 수 있는 데다 편하기까지 한 R8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MCLAREN 570S SPIDER
류민_세상에 빠른 차는 많다. 하지만 희열을 주는 차는 많지 않다. 570S가 그중 하나다.
구본진_R8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내겐 그게 단점으로 느껴졌다. 누가 타도 쉽고 빠르면 그게 스포츠카인가? 긴장의 끈을 놓았다간 어디든 처박을 수 있다는 그 쫄깃함. 최고다. 
김선관_스포츠카를 타면 피가 끓고 가슴이 뛰어야 한다. 그것이 스포츠카의 존재 이유다. R8은 쉽다. 바보짓만 하지 않는다면 나를 절대 위협하지 않는다. 하지만 570S는 달랐다. 나를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모터트렌드, 아우디, 맥라렌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김형영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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