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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차에 태우면서 혹은 차에 탄 반려동물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질문도, 대답도 심오하다

2018.05.07

1 아이를 차에 태울 땐 유아용 카시트에 앉혀야 하잖아요. 혹시 반려동물도 이와 같은 규정이 있나요?
국내에는 반려동물을 차에 태울 때 보호 의무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도로교통법 제39조 제5항에 ‘모든 차의 운전자는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 장치를 조작하거나 운전석 주위에 물건을 싣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정이 있죠. 이 규정을 어기면, 그러니까 동물이나 아이 혹은 사람을 무릎에 앉힌 채로 운전하면 ‘안전운전 불이행’에 적용돼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벌점 15점도 부과되죠.

 

2 운전하다 보면 자동차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반려동물을 종종 봅니다. 괜찮은 건가요?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죠? 반려동물도 참 즐거워 보이고요.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면 못하게 해야 합니다. 바람에 딸려오는 이물질이 각막과 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행동을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개들은 왜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놓는 걸 좋아할까 궁금해서 저도 자료를 찾아봤는데, 실제로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 중이라네요. 하지만 확실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개는 후각이 발달해 익숙하지 않은 냄새를 맡으려고 하는 것이거나 바깥 상황이 궁금해 머리를 내놓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3 우리나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려동물을 태워도 되나요? 
고속버스나 시내버스, 마을버스는 모두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장애인 보조견과 케이지에 넣은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습니다. 지하철의 경우도 버스와 비슷합니다.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면 케이지에 넣어 태울 수 있습니다. 장애인 보조견은 크기가 크더라도 지하철 탑승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불쾌감을 주지 않는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가 모호합니다. 버스 회사마다 규정이 다를 수 있으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기차는 조건이 더 까다롭습니다. 케이지를 포함한 동물의 크기가 객석이나 통로를 차지하지 않는 범위 내로 제한되며, 광견병 등 예방접종 증명서를 꼭 지참해야 합니다. 


4 반려동물을 비행기에 태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케이지에 넣으면 문제가 없다고 하던데요. 그럼 비행기 티켓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되나요? 
반려동물을 비행기에 태울 때 항공권을 사진 않아도 되지만 반려동물 서비스 비용을 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내선이 반려동물 무게 1킬로그램당 2000원이며, 일본 왕복은 10만원입니다. 하지만 운송이 가능한 반려동물의 종류와 수, 무게, 예방접종 유무 등에 따라 탑승을 거부당할 수도 있습니다.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는데 대한항공은 개와 고양이, 애완용 새만 태울 수 있습니다. 그 외의 반려동물은 탑승을 금지합니다. 케이지를 포함해 반려동물의 무게가 5킬로그램 이하면 기내에 태울 수 있는데 5~32킬로그램이면 위탁수화물로 취급돼 화물칸에 실어야 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반려동물의 무게가 7킬로그램 이하면 기내에 태울 수 있습니다. 기내든 위탁수화물이든 원칙적으로 케이지에서 반려동물을 꺼내면 안 됩니다. 단, 반려동물의 배설물이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주면 승무원 재량으로 잠시 케이지에서 꺼낼 수도 있습니다.

 

5 동물도 멀미를 하나요? 만약 한다면 멀미가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나요?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멀미를 합니다. 그래서 차에 타기 전엔 사료나 간식을 많이 주는 걸 삼가야 합니다. 이동 중간에 자주 차에서 내려 쉬게 하거나 이동 중에는 창문을 살짝 열어 환기를 해주면 멀미가 잦아들 수 있습니다. 멀미가 심하면 멀미 예방약이나 신경안정제, 항구토제 등의 약을 먹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은 반려동물의 체중에 따라 처방이 다르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무게를 체크하고 처방을 받는 게 안전합니다. 참, 출발하기 한 시간 전에는 꼭 먹여야 합니다. 왕복을 대비해 약은 충분히 처방받는 게 좋겠죠? 

 

6 우리 고양이는 차에 탈 때마다 심하게 웁니다. 도착할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않는데, 왜 그런 걸까요? 덜 울게 하는 방법은 없나요?
고양이가 차에서 울거나 개가 짖는 건 낯선 환경이 주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우선 차와 친해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차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차로 접근하면서 간식을 줍니다. 차와 거리가 가까워지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던 먹이보다 살짝 더 많은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긴장감을 풀어줍니다. 차에 탔더라도 탑승 시간을 한 번에 늘리기보다 10분, 20분, 30분 등으로 조금씩 늘려 차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 차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도저히 훈련이 안 될 경우엔 전문 교육기관에 맡기거나 신경안정제를 먹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7 반려동물과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있는데 아이가 지칠까 걱정입니다. 차라리 한잠 푹 자게 게 아이의 정신 건강을 위해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수면제 같은 것을 먹여 재우는 건 안 좋은가요?
가능하면 약을 먹이지 않는 게 좋습니다. 훈련을 충분히 한 다음 여행하는 것이 좋은데요. 반려동물이 준비가 덜 됐거나 다른 동물보다 많이 예민할 경우에는 수면제를 먹일 수도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는 수면유도제를 먹여야 할 땐 동물에 따라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고열증이나 저체온증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은 안전한 약을 먹이고, 복용량과 복용법도 꼭 지켜야 합니다. 참, 배뇨장애가 있거나 녹내장이 있는 반려동물에게는 수면제를 절대 먹여선 안 됩니다. 같은 약이라 해도 고양이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갖고 있지 않아 먹여도 효과가 없습니다. 고양이의 경우엔 아세프로마진 성분이 있는 신경안정제를 먹여야 합니다. 

 

8 얼마 전 케이지에 반려동물을 넣고 함께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저는 많이 다치지 않았는데 아이가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니 치료비가 적지 않더라고요. 혹시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은 없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이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반려견을, 롯데손해보험은 반려견과 반려묘 전부를 가입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보장 내용은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발생하는 실제 치료비이며, 사망이나 실종의 경우 보험금을 따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현대해상만 장례비를 지원합니다. 단, 상품에 따라 동물보호법에 따른 반려동물 등록이 가입 조건인 경우가 있으며 가입 당시 반려동물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에 따라 가입이 제한되거나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9 강아지를 키우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급하게 동물병원에 데리고 갈 일이 있었는데, 케이지에 넣었는데도 택시 기사가 거부하더라고요. 이런 경우 승차 거부에 해당되지 않나요?
택시 역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적용 대상입니다. 버스와 마찬가지로 장애인 보조견과 케이지에 넣은 반려동물을 태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케이지에 넣은 강아지의 탑승을 거부한 택시 기사는 명백한 승차 거부에 해당합니다. 다산콜센터(휴대전화에서 120을 차례로 누르면 연결됩니다)에 승차 거부를 신고할 수 있는데요. 이때 녹음된 내용이나 영상으로 승차 거부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니 휴대전화 녹음기를 켠 다음 택시에 타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10  반려동물을 차에 태우고 운전할 때 어떻게 태워야 가장 안전할까요? 
반려동물과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케이지에 넣고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케이지에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방석, 간식 등을 넣어 케이지 안을 즐거운 안식처로 인식하게 하는 것도 좋죠. 반려동물을 태우고 운전할 땐 갓난아이가 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운전하는 게 좋습니다. 급가속이나 급브레이크는 멀리하고, 부드럽고 여유롭게 운전하세요. 음악를 크게 틀어놓는 것도 참아주시고요. 케이지를 옆자리에 두고 정지 신호로 멈출 때마다 반려동물과 눈을 맞춰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면 긴장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11 대형마트나 반려동물 출입 불가 식당 등에 갈 때 차에 두는 일이 가끔 생깁니다. 이럴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나요? 혹시 반려동물을 차에 두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요? 
여름은 일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정말 부득이한 경우라면 에어컨을 켜놓고 짧은 시간 내에 돌아와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창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에도 창문을 조금 열어 환기를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반려동물을 혼자 차에 두지 않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한여름에 차 안에 반려동물을 방치하면 일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동물 학대 행위로 판단될 수도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처벌받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도움말_정혜진(법무법인 유진 변호사), 김세준(21세기 동물병원 원장)

 

 

 

모터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반려동물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Shutterstock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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