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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매일 탈 수 있는 완벽한 페라리

처음으로 시장 요구를 만족시키는 페라리를 만났다

2018.05.04

 

 

시장조사가 위대한 자동차를 탄생시킨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누구도 GM에게 콜벳을, 포드에게 머스탱을 만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세상을 바꾼 자동차를 만들었던 엔지니어와 기업인들(몇 명만 언급하자면 에토레 부가티, 페르디난트 포르쉐, 헨리 로이스 그리고 앙드레 시트로엥)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페라리 포르토피노를 역사상 최초로 시장의 요구를 만족하는 페라리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포르토피노는 위대한 페라리는 아니다. 재기 넘치는 488 GTB(2017년 베스트 드라이버스 카)와 굉장한 812 슈퍼패스트가 포함된 라인업에 합류한 포르토피노는 275GTB와 엔초 등 영광스러운 예전 모델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포르토피노는 ‘위대하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포르토피노는 빠르고 우아하며 정교하고 럭셔리한 21세기형 그란투리스모다. 그리고 매일 탈 수 있는 완벽한 페라리다.


가격이 20만 달러가 조금 넘는 포르토피노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페라리이자 페라리 고객층을 뒤바꾼 캘리포니아를 대체한다. 페라리 마케팅 담당 니콜라 보아리의 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오너 중 약 70퍼센트는 처음으로 페라리를 구입한 사람이다. 그는 웃으며 덧붙인다. “마케팅 목표가 현실이 된 드문 사례 중 하나죠.” 


골수 페라리 추종자들은 캘리포니아의 부드러운 주행감과 다소 촌스러운 스타일링에 코웃음을 쳤을지 모른다. 하지만 페라리를 처음 접한 소비자들은 캘리포니아의 산뜻한 가속과 으르렁거리는 배기음 그리고 컨버터블 하드톱을 좋아했다. 캘리포니아가 페라리 운전대를 잡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는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보아리의 말에 따르면 85퍼센트의 오너가 캘리포니아를 매일 운전한다고 한다. 이는 다른 페라리 모델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리고 뒷자리 사용 빈도는 사용 시간의 30퍼센트에 달한다.


기본 구조 및 구성품 대부분을 캘리포니아와 공유하는 포르토피노는 자연히 캘리포니아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포르토피노는 캘리포니아에 비해 더 가볍고 빠르고 날카롭다. 하지만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시간은 캘리포니아보다 약간 느리다. 이는 다분히 의도된 결과다. 덕분에 이 차는 기름통을 가득 채우면 76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고 뒷자리 레그룸이 5센티미터 넓으며 하드톱을 시속 40킬로미터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포르토피노 소비자 대부분은 가속시간보다 이런 변화를 더 반긴다. 


포르토피노의 휠베이스는 2670밀리미터로 캘리포니아와 같다. 하지만 새롭게 설계된 차체는 길이가 18밀리미터, 너비는 31밀리미터 늘었고, 루프를 닫았을 때의 높이는 2.5밀리미터 줄었다. 페라리 디자이너 애드리언 그리피스는 포르토피노는 전설적인 데이토나 쿠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아한 루프라인이 끊어지지 않고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그런 거 같기는 하다. 접이식 루프와 탱탱한 볼륨,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 단순한 디테일을 지닌 포르토피노는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뿜는다.  


대시보드의 10.3인치 모니터와 조수석 앞에 있는 각종 인포테인먼트 미니 스크린 등은 GTC4루쏘의 것을 가져왔다. 가죽과 탄소섬유 그리고 알루미늄 마감재를 조합한 실내도 호화롭다. 더불어 첨단 기술이 가득 들어갔다. 뒷자리 레그룸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른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아이를 아주 짧은 거리 동안 태우기에 적합할 뿐이다.


캘리포니아 T에서 플랫폼 진화를 거치면서 포르토피노는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높이기 위해 상당한 재설계가 필요했다. 무게는 이전보다 10퍼센트 줄었고 비틀림 강성은 35퍼센트 증가했다. 서스펜션 마운트 포인트도 이전보다 50퍼센트 강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캘리포니아보다 더 정밀하게 움직이는 서스펜션을 갖게 됐다. 앞뒤 서스펜션은 각각 15, 19퍼센트 단단해졌고 여기에 최신 마그네라이드 댐퍼가 더해졌다. 덕분에 차체 컨트롤이 더욱 개선됐고 롤도 감소했다. 더불어 앞은 캘리포니아보다 7퍼센트 더 예리한 스티어링 시스템이 올라갔고 뒷바퀴엔 3세대 E-디퍼렌셜을 달았다. 


후드 밑엔 3.9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600마력/7500rpm에 최대토크  77.5kg·m/3000~5250rpm을 낸다. 캘리포니아 T보다 40마력, 0.5kg·m 높다. 더불어 스로틀 반응 개선으로 최대 부스트에 5퍼센트 정도 빨리 다다른다. 


파워를 높이고 무게를 낮추면 성능이 향상된다. 21만738달러짜리 포르토피노의 최고속도는 시속 322킬로미터에 이른다. 가속 테스트에서도 0→시속 97킬로미터를 3.5초 만에 달렸다. 이는 메르세데스 AMG SL 65 로드스터, 애스턴마틴 DB11 V8, 곧 출시될 벤틀리 컨티넨탈 GT 컨버터블보다 빠르다. 이 차들 모두 20만 달러가 넘는 가격표가 붙는다. 페라리를 사야 할 이유다. 

 

 

페라리를 사야 할 이유는 달려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운전대에 있는 마네티노를 컴포트 모드에 두고 달려도 언제나 만족스러운 가속을 만든다.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는 두툼한 중간 범위 토크를 언제나 능수능란하게 조율한다. 연료 사용량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높은 기어를 사용하는데, 7단에서 1500rpm으로 시골길을 달려도 엔진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네티노를 스포츠 모드(레이스 모드는 없다)에 놓고 D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수동 모드로 바꾸면 서스펜션이 단단해지고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승차감이 흐트러지는 건 아니다. 고성능 타이어를 끼웠음에도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에서 마찰 충격과 휠 소음이 인상적으로 억제된다. 차체 강성이 뛰어나 덜거덕거리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접이식 루프에서도 찌그덕거리는 소리가 없다. 스티어링은 안정적이고 차체 진동도 거의 없다.  


속도를 더욱 올려 코너 입구에서 강하게 제동해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코너 탈출 후에는 엄청난 힘으로 가속한다. 코너에선 토크벡터링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면서 엄청난 접지력을 만든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가볍고 정확한 스티어링과 뛰어난 접지력을 지녔지만 더욱 빠른 속도에선 포르토피노의 앞바퀴가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빠르고 더욱 페라리 같은 차를 원한다면 488 GTB나 스파이더가 맞다. 하지만 훨씬 비싸다. 포르토피노는 적당히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데 충실한 차다. 루프를 닫으면 장거리 투어와 실용적인 일상용 차가 되고, 맑은 날은 루프를 열고 고갯길을 달리는 스포츠카가 된다. 이런 이중성이 바로 포르토피노 소비자들이 원하는 페라리다. 페라리가 또 해냈다!   글_Angus MacKenzie

 

LUXURY TECH 포르토피노의 운전석은 호화롭다. 대시보드 가운데 10.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조수석 앞의 미니 스크린은 GTC4루쏘의 것과 같다. 접이식 하드톱은 시속 40킬로미터에서도 14초 만에 열거나 닫을 수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페라리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MotorTrend>Photo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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