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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Stars&People

록시, 지우

‘김지우’가요? 사실 이 인터뷰는 두 가지 놀라움에서 출발했다. 뮤지컬의 꽃 <시카고>의 록시 하트에 김지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 무엇보다 김지우가 뮤지컬 무대에 선 지 13년 차라는 더 놀라운 사실. 흥분된 목소리 너머로 진짜 김지우의 노래가 비로소 들렸다.

2018.04.30

태피터 소재의 그린 컬러 셔츠 드레스는 CH 캐롤리나 헤레라. 푸크시아 컬러의 스트랩 슈즈는 미나 패리카.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김지우의 노래는 뮤지컬 특유의 감성과 탄탄한 성량이 더해져 극적으로 치솟았다. 대중에게 김지우는 탤런트, 예능인에 더 가깝다. 셰프 레이먼킴의 아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졌으니. 그래서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에 김지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조금 낯설었다. 사실 김지우는 13년째 <김종욱 찾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 <킹키부츠> 등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써왔다. 많은 배우들이 탐내는 <시카고>에 김지우가 캐스팅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침 그때가 <킹키부츠>를 공연하던 때였어요. 연락을 받고 정말 미친 사람처럼 소리 지르며 뛰었죠.” 전 세계가 사랑한 뮤지컬, 한국만 해도 벌써 14번째 무대다. 최정원, 옥주현, 아이비, 정선아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벨마와 록시를 거쳐 갔고, 여전히 흥행신화를 쓰고 있으니까. 더욱이 올해는 음악감독에서 배우로 나선 박칼린, 안재욱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했다. 4월의 어느 토요일 늦은 오후. 
<시카고> 연습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넘어선 날이었다. “처음 월화수에는 ‘어? 어떻게 하지?’ 내가 겁 없이 덤볐구나 싶었죠. 다음 목금토 연습 후엔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이 사람들이 나를 일으키고,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구나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어요.” 마치 예견처럼 연애시절 레이먼킴은 이런 이야기를 했단다. “록시도 좋지만 나는 당신이 나이 들어 중심이 생겼을 때, 벨마를 했으면 좋겠어.” 거짓말처럼 김지우는 꿈에 그리던 <시카고> 무대에 섰다. 물론 이번에는 벨마가 아닌 록시 하트다.   

 

블랙 컬러 보디슈트는 라펠라. 유니크한 펄 장식의  언밸런스 이어링은 젬마 알루스. 

 

록시와의 뜨거운 만남 
“뮤지컬보다 영화로 <시카고>를 먼저 접했죠. 음악도 물론이지만 투 톱 여배우가 이끄는 스토리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들을 죽이고 교도소에 온 보드빌 배우 벨마 켈리와 정부를 총으로 살해하고 교도소에 온 다소 멍청한 정비공의 아내 록시 하트. “뮤지컬로 처음 접한 곳은 런던이에요. 벨마 역을 브룩 실즈가 맡았다고 해서 기꺼이 달려갔죠. 한데 다른 배우 심지어 앙상블까지, 모든 배우에게 눈이 갔어요.” <시카고>는 
여느 무대와 다르다. 거창한 무대 세트 하나 없이, 오직 배우가 기댈 곳이라곤 연기와 노래, 춤뿐이다. 그 틈에서 관능이 넘실대고 파격과 열정의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관객마저 그 에너지에 취해 어느새 고개를 까딱이게 된다. “안재욱 선배도 하시는 말씀이, 남자가 봐도 남자 배우들이 너무 섹시하고 멋있다는 거예요. 남자가 봐도 섹시한 남자, 여자가 봐도 섹시한 여자. 모든 배우들이 
<시카고>를 탐내는 이유일 거예요.” 아직 김지우의 무대를 본 적 없는 이라면, 여전히 의구심을 품을지 모른다. 최정원, 박칼린 등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 김지우가 잘해낼 수 있을까? 더구나 오랜 시간 록시 하트로 살아온 아이비와 더블 캐스팅이 아닌가. “둘이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는 사람도 있어요. 아직 두 번밖에 못 만났는데, 우린 서로 또 달라요. 저는 중저음의 허스키고.” 처음에는 김지우만의 록시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연출가인 타샤는 그 긴장감 앞에 짤막한 답을 던졌다. ‘너가 그냥 록시야, 너로 하면 돼.” 굳이 다르려고 애쓰지 않아도, 김지우다운 록시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 여느 뮤지컬에 비해 대사가 많은 <시카고>의 특성상 연기를 해온 김지우에게는 오히려 이점이지 않을까? “절대요! 오히려 생각이 많아 오류가 더 컸어요. 록시는 머리로 생각하고 계산할수록 매력이 반감되거든요.” 살인으로 교도소에 왔지만, 그럼에도 사랑받으며 빅 스타로 다시 태어나는 록시 하트. 관록의 벨마와 달리 록시는 조금은 맹한 구석도 필요하다. “몸 쓰는 법부터 다시 배우고 있어요. 무릎 펴고, 어깨 내리고, 배에 힘주고. 이게 기본인데 그동안 춤추는 자세가 잘못됐던 거죠. 텐션감도 없고. 몸에서 가장 예쁜 라인이 있는데 그걸 몰랐어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연습의 힘이었을까? 카메라 앞의 김지우는 어느덧 몸을 쓸 줄 아는, 섹시한 록시로 거듭나고 있었다. “<시카고>는 분명 옛날 작품인데도 더없이 현대적이죠. 터부시되는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이고요. 고구마 먹다가 사이다 먹는 기분?” 5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펼쳐질 <시카고>. 분명 누군가는 ‘또 <시카고>야?’를 외칠 수도 있을 터. “관객과 주고받는 게 유독 많은 <시카고>는 그날그날의 질감이 달라요.” 14번째 롱런의 힘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될 것이다. 

 

레이스 장식을 덧댄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슬립은 라 실루엣 드 유제니. 여성스러운 보디라인을 만들어주는 랩스커트는 폴로 랄프로렌. 옐로 스톤 이어링은 젬마 알루스. 화려한 펄 장식의 스트랩 슈즈는 쥬세페 자노티. 

 

편견이 깨지는 순간! 
“노래요? 사실 제가 악기를 전공하려고 했어요. 9세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첼로를 했죠. 17세 때 방송을 시작하면서 첼로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첼로 활로 엄마한테 엄청 맞았어요(웃음).” 물론 김지우는 그 와중에도 당당했다. ‘엄마, 내가 장한나나 요요마처럼 될 수 없어. 나는 그만큼의 재능은 없어. 잘되면 교향악단에 들어가거나 레슨을 하는 건데, 그것도 경쟁이 치열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일이 뭘까. “저는 흥이 많은 사람이에요. 20~23세까지 홍대 클럽을 주야장천 다녔어요. 당시 <논스톱> 촬영이 끝나면 스태프들이랑 바로 홍대 클럽으로 직행했죠.” 노래 듣는 걸 좋아하고 제법 잘 불렀던, 그리고 흥 많던 김지우는 정말 운명처럼 뮤지컬 무대로 이끌리듯 섰다. 
“<에드거 앨런 포>에서는 정말 작은 역할이었어요. 하물며 제 주변에서 ‘말도 안 되게 조금 나오는 걸 왜 해?’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1, 2부 합쳐서 15분 정도밖에 안 나오는 역할이었거든요.” 김지우가 맡은 배역은 엘마이라. 등장은 15분이지만 앨런 포에게 영감을 주는 의미 있는 캐릭터다.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도 호흡을 잃지 않는 법, 김지우는 그때 배움 하나를 더 얻었다. “당연히 오디션에 떨어진 적도 많죠. 혼도 많이 났어요. ‘여긴 오디션장이지, 연습장이 아니야.’ 당연한 말인데, 그땐 제가 왜 몰랐나 싶어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된 것이 없었다고 김지우는 말한다. 배우, 탤런트 타이틀을 등에 업고 뮤지컬의 주연 자리를 꿰차는 것도 싫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김지우는 그렇게 13년을, 꼼수 없이 차근차근 이 자리에 올랐다. 물론 여전히 오디션은 계속된다. 박칼린, 최정원 등 쟁쟁한 배우부터 앙상블까지, 모두 오디션을 거치는 치열하지만 공정한 무대. 매일의 무대가 열정으로 빛날 수 있는 명백한 이유일 것이다. “최근 레슨을 시작했어요. 소리가 매번 똑같은 것 같아서. 왜 나는 선아, 주현이 언니처럼 쨍한, 가득 찬 쨍한 소리를 못 낼까?”’ 노래 레슨은 해본 적 없다는 김지우는 다양한 소리를 위해 처음으로 레슨을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뜸을 들이며 말을 잇는다. “<아이다>의 암네리스, <위키드>의 글린다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언젠가는 꼭.“ 물론 오늘은 <시카고>에 온전히 매진할 참이다. ‘나 진짜 이 작품 연습하는 거 맞아?’ 김지우는 아직도 연습실에서 울컥할 때가 많다. 매 시즌 새로운 디바와 함께 활력과 에너지를 이어가는 <시카고>. 김지우는 지금이 기회라는 걸, 그저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김지우를 향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을 목도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 촬영 컷을 앞두고, 김지우의 눈에서 스르륵 눈물이 흘렀다. 인터뷰 내내 달뜬 속사포였던 김지우는 왜였냐는 물음에, 말을 아낀 채 웃었다. 그리고 노래했다.“And all that Jazz~.”  

 

 

민트 컬러의 시스루 니트 베스트 톱은 코스.  화이트 뷔스티에 톱은 렉토. 

Photographer 김제원 Hair 연정(RUE710) Makeup 햇님(RUE710) Stylist 김수정 

 

 

 

 

더네이버, 인터뷰, 김지우

CREDIT

EDITOR / 설미현 / PHOTO / 김제원 /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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