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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매력적인 히어로

정의감 제로, 책임감 제로, 잔망스러움은 기본. 기존의 상식을 깬, 그러나 마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히어로 ‘데드풀’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온다.

2018.04.25

각종 혼종 장르가 하루가 다르게 출몰하는 영화계에서 장르의 구분이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데드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액션, 모험, 코미디, SF. 이런 뻔한 장르의 조합이 이토록 정확히 들어맞는 경우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화끈하고 통쾌한 액션과 최고의 코믹 입담을 보여주는 B급 슈퍼히어로 데드풀이 온갖 초능력자가 모인 마블의 SF 세계관에서 자신만의 모험을 펼친다. 1편에서는 사랑하는 여인 바네사(모레나 바카린 분)와의 진한 로맨스까지 더해졌다. 그렇다면 2편의 무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어벤져스’. 두렵지 않은 데드풀과 그의 초능력 쓰는 친구들, ‘엑스포스’다. 아무래도 엑스포스 소개에 앞서 1편의 요약이 순서일 듯하다. 안 그래도 <데드풀 2>의 메인 예고편은 지난 줄거리 요약으로 시작한다. 전직 용병인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분)은 자신이 치료 불능의 암에 걸린 것을 알고 연인 바네사를 떠나 비밀 임상 실험에 참여한다. 그 실험을 통해 웨이드는 ‘힐링 팩터’라는 빠른 속도의 자연 치유 능력을 비롯한 수많은 초능력을 겸비한 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나지만, 화상으로 인해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된다. 웨이드는 자신의 변한 모습을 바네사가 사랑해주지 않을까봐 숨어 지내지만 결국 악을 무찌르고 사랑 또한 되찾는다. 이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역사상 가장 코믹한 히어로 무비로 만든 것은 바로 데드풀 특유의 입담이다. 연소자 관람가와 관람 불가 사이를 거침없이 넘나들며 때로는 스크린 바깥의 관객에게까지 직접 말을 거는 데드풀의 수다와 그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정신없는 액션에 빠져들다 보면 2시간 정도는 금방 흘러간다.

<데드풀 2>에서도 그의 입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전편에서는 마지막 싸움에서만 데드풀에게 힘을 실어준 초인들이 일찌감치 데드풀과 함께 호흡을 맞추기 때문에 수다를 들어주고 맞장구쳐주고 때로는 면박 줄 사람이 많아 데드풀에게도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예고편에서부터 악당에 맞서는 팀 이름을 ‘엑스포스’라고 짓고는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다”고 항의하는 도미노(재지 비츠 분)에게 “정확해!”라고 대답하는 데드풀의 재치는 빛을 발한다. 전편을 통해 역사상 최악의 히어로 영화로 불렸던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의 흑역사를 지워내고 ‘그가 아니면 안 된다’는 평가를 받는 히어로 데드풀을 탄생시킨 라이언 레이놀즈는 속편에서도 여전히 지나치게 발랄하고 유쾌하며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정도면 연인 바네사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잘생긴 얼굴을 일그러뜨린 분장을 기꺼이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럼에도 <데드풀 2>의 최고 기대 지점은 역시 엑스포스다. 전편에서도 활약한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아나 힐데브란드 분)와 도미노는 확실히 데드풀 편에 서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해 <그것>으로 아버지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두 형 알렉산더, 구스타프 스카스가드에 이어 가문의 위상을 드높인 빌 스카스가드가 등장한다.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의 전작인 <아토믹 블론드>에서도 샤를리즈 테론을 호위하는 말수 적은 부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빌 스카스가드가 과연 어떤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로 등장할지 역시 기대 포인트다. 과연 세상 혼자 살 것만 같았던 데드풀은 이 친구 혹은 적들과 함께 어떤 모험을 펼칠 것인가. 이제 그 수가 지나치게 많아진 마블과 DC 세계관 기반의 히어로 영화들이 더 큰 세계, 더 큰 우주를 구하느라 한도 끝도 없이 이야기를 넓혀가는 동안 ‘악인에게 위협당하는 아이를 구하기’라는 상대적으로 소박한 미션에 집중하는 히어로를 만나는 것은 새삼스러울 만큼 반가운 일이다. 무려 그 히어로가 한도 끝도 없이 낙천적이고 수다스러운 친구 같은 데드풀이라면, 당연히 안 볼 이유가 없다.

※ 이 글을 쓴 윤이나는 영화 칼럼니스트이다.  

 

 

 

더네이버, 영화, 데드풀

 

CREDIT

EDITOR / 설미현 / PHOTO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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