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파인더를 구입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며칠 전 차에 올라 시동을 켰는데 콕핏 위에 있는 경고등들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타이어 공기압, 워셔액, 엔진, 거기에 잔여 연료까지 동시에 경고등이 뜨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겉보기엔 아직도 새차와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도전정신 강한 주인 탓에 점검해야 할 게 많았을 거다. 
눈에 보이는 경고등을 하나씩 없애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곧장 워셔액부터 채워 넣었다. 다행히 트렁크에 워셔액 두 통이 남아 있었다. 워셔액을 채우기 위해 보닛을 열었다. 차를 사고 처음이었다.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닛과 그릴 사이에 손을 넣어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보닛을 열었다. 보통은 보닛에 레버가 달려 손을 넣어 위로 당기면 되지만, 패스파인더는 아래에 달려 있다. 어렵게 보닛을 열었지만 자칫 머리를 다칠 뻔했다. 당연히 가스 리프트가 보닛을 지지해줄 것이라 생각하고 위로 올리자마자 손을 놓았는데 무거운 보닛이 힘없이 떨어졌다. 간신히 손으로 보닛을 잡고 지지대를 찾아 고정했다. 패스파인더를 사고 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실망감이었다. 5000만원이 넘는 차에 지지대라니. 15년 전 내 첫차에서 지지대를 본 이후로 영원히 볼 일 없을 줄 알았다. 
실망감을 뒤로하고 주유소로 향했다. 기름은 항상 적정량만 넣는 습관이 있어서 10만원어치만 주유하고 연료 경고등마저 없앴다. 주유소 옆에 타이어 정비소가 있어 타이어 공기압도 점검했다. 다행히 펑크 난 것이 아니라서 공기압만 채웠다.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엔진 경고등이었다. 닛산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 점검 예약을 하려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일주일 후에나 예약이 가능하다는 말뿐이었다. 물론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면 일주일이란 대기 시간은 별거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차에 문제가 생겨 검사를 받으려 하는데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순간 욱했다. 어쩔 수 없이 일주일 뒤로 예약을 잡았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콕핏 위 엔진 경고등은 열심히 빛나고 있다. 
패스파인더를 만나고 처음으로 차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보닛도 열어보고 잘 알지 못하는 엔진도 꼼꼼히 살펴봤다(3.5리터치고 엔진이 작아 보였다). 보닛 지지대 때문에 패스파인더에서 부족하거나 취약한 부분은 또 없는지 함께 확인했다. 여전히 봐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차도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서동욱(프리랜서)

NISSAN PATHFINDER 

가격 53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7인승, 5도어 왜건 엔진 V6 3.5ℓ DOHC, 263마력, 33.2kg·m 변속기 CVT 무게 2105kg 휠베이스 2900mm 길이×너비×높이 5045×1965×1795mm 연비(복합) 8.3km/ℓ CO₂ 배출량 208g/km 구입 시기 2017년 10월 총 주행거리 8220km 평균 연비 8.7km/ℓ 월 주행거리 1500km 문제 발생 워셔액. 타이어 공기압, 엔진 경고등 점검항목 타이어 공기압 한 달 유지비 30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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