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모튼이 머스탱의 크고 가는 나무 운전대를 거칠게 다루며 가속페달을 밟았다. 그는 오른쪽으로 크게 굽은 커브로 차를 몰았다. 커브의 정점을 지나 스트리트 오브 윌로 트랙의 짧은 직선 구간으로 빠르게 달려 내려가는 동안 그는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4.7리터 V8 엔진의 힘을 온전히 끌어내려 4단 수동변속기와 씨름했다.

모튼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동쪽으로 두 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유명한 트랙인 윌로 스프링스에서도 스트리트 오브 윌로와 나란히 있는 빅 윌로 트랙을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속도를 더 높일 수 있고 더 긴 트랙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그가 바로 이렇게 차를 시험한 곳이기도 하고 경주를 한 곳이기도 하다. 그가 몬 머스탱은 태평양 해안과 가까운 캘리포니아주 베니스 비치에서 만들어졌다. 이 차와 GT350R은 무척 닮았다.

스트리트 오브 윌로에서 모튼이 격렬하게 몬 이 새롭고 오래된 차는 1965년에 모튼은 물론 제리 티터스 같은 사람들이 스프링스 오브 윌로, 리버사이드 등 미국 여러 곳을 돌며 경주에 출전했고 피터 브록 같은 사람들이 설계에 참여했으며, 당시 17살이던 짐 마리에타가 정비했던 경주용 셸비 GT350R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OVC)가 만든 이 차는 진품과 비슷하지만 뒤에 새로운 현대식 독립 서스펜션을 달고 있다.

집합 장소로 돌아오니 본지 필자이자 레이서인 앤디 필그림이 레볼로지가 만든 GT350 머스탱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려던 참이었다. 그가 탄 차는 모튼과 내가 타고 있던 윔블던 화이트와 가즈맨 블루색 띠가 가로지르는 OVC가 만든 차와 무척 닮은 모습이었다. 다만 롤 케이지, 버킷 시트 그리고 고성능 차의 전형적인 치장들이 빠져 있었다. 그 대신 실내의 나파 가죽은 포르쉐에 납품하는 업체의 것을 썼고 바닥은 두툼한 양모 카펫으로 덮었다. 천장도 알칸타라로 덮었다. 실내에는 편안한 시트가 있는가 하면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후방카메라도 있다. 필그림이 시동 버튼을 누르자 포드 퍼포먼스가 튜닝한 435마력 5.0리터 V8 코요테 엔진이 우렁찬 소리로 숨 쉬기 시작했다. 이 엔진은 기어비 간격이 좁은 트레맥 T56 6단 수동변속기와 맞물려 있다.

20년 경력 대부분을 포드와 닛산에서 생산과 제품 기획을 포함해 다양한 일을 한 자동차 전문가 톰 스카펠로는 과거를 기념하면서 현대적 편의성을 갖춘 머스탱 시리즈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4년에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레볼로지 카즈를 설립했다. 접근 방식은 복원 겸 개조가 중심이지만, 스카펠로가 경력을 쌓으면서 배운 수준 높은 조립공정 개념을 자동차 제작에 접목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이상은 복원보다 훨씬 더 높은 개념이다. 셸비 오토모빌과 포드의 공식 인증 표시 덕분에 레볼로지는 합법적인 업체가 될 수 있었다. 

합법적인 작업이 가능한 데 있어 모튼, 브록, 마리에타와 같은 머스탱 전문가들의 모임만큼 도움이 되는 사람들은 없다. 그들은 경험 없는 풋내기 시절에 캐럴 셸비로부터 설득과 야단을 맞고 영감을 받으며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베니스 비치에 있는 비좁은 셸비 공장에서 차를 만들었다.

차의 성능에 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어느 날 밤, 그들은 1965년에 자신들이 만든 36대의 GT350R에 관한 추억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점점 더 구체화됐다. 브록은 자신이 원하던 방식으로 앞부분을 만들어낼 여건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독립식 뒤 서스펜션을 완성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는 차가 있었다. 그 차는 트랙에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보다 더 낫게 만들 수 있었고 더 낫게 만들어야 했다. 만약 그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방식으로 그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만약’에서 시작된 생각은 ‘못 할 것도 없다’는 이야기로 이어졌고, 그렇게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가 꾸려졌다.

베니스 크루의 기본 목표는 진정성 추구다. 그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업그레이드의 바탕으로 삼은 것과 같은 1965년형 K-코드 머스탱(고성능 버전 ‘289’ 4.7리터 V8 엔진과 앞 디스크 브레이크가 쓰였다)을 가지고 당시 자신들이 만들었던 숫자와 같은 36대의 차를 재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재생에 쓸 차를 찾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몇 대를 찾아냈다. OVC는 캘리포니아주 가데너에 있는 셸비 시설에서 차를 만드는데, 420마력을 내도록 손질한 289 엔진을 4단 보그워너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얹는다. 값은 25만 달러(약 2억6740만원)부터 시작한다. 결코 싼값은 아니지만 레볼로지에는 포드와 셸비의 공식적 후원과 혈통이 있다.

셸비에서 운명적인 일을 맡았을 때 고등학교조차 졸업하지 않았던 마리에타는 비공식 OVC 대변인이 됐다. 물론 그는 그 일이 팀 차원의 노력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차 한 대를 만드는 동안 최대 일곱 명이 참여할 때도 있고 완성되기까지는 대략 4개월이 걸린다. 그는 우리를 안내해 98i 코드를 부여한 OVC의 GT350R을 보여주며 몇 가지 세부 요소를 짚어줬다. 그는 뒤 펜더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부분을 보세요. 이건 손으로 두드려 부풀린 거예요. 조금 거칠지만 옛날 오리지널 차도 그랬죠.”

그는 손으로 용접한 체임버(카뷰레터 위에 달렸다)와 트렁크에 있는 연료주입구 그리고 패스트백 차체의 앞부분과 뒤 유리를 바꾸면서 공기흐름과 냉각효율을 높여 더 작은 라디에이터를 쓸 수 있도록 한 브록의 솜씨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피터 브록이 뭔가 해야 한다고 하면 그의 말을 따르는 게 속 편하죠.” 마리에타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OVC 머스탱은 뒤 서스펜션을 솔리드 액슬과 앞서 이야기한 독립식 중 선택해 살 수 있다. 독립식 뒤 서스펜션(IRS) 개발 작업은 듀에인 칼링이 했다. 트랙 데이에 몇 주 앞서 우리가 본 IRS는 훌륭한 모습을 지닌 기술이었다.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팀은 셸비가 데이토나 쿠페와 GT40 프로젝트로 개발 자원을 옮긴 1965년에 IRS를 쓴 차의 개발을 거의 끝낸 상태였다. 서스펜션은 선반에 내버려둔 채 잊혔다. 포드가 1969년에 셸비 머스탱 프로그램을 끝낸 뒤, 포드의 오랜 레이스 협력자였던 홀맨 무디가 서스펜션을 가져갔고 나중에 개인에게 팔아버렸다. 칼링은 수소문 끝에 서스펜션 소유주를 찾아냈고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놀랍게도 그는 서스펜션을 칼링에게 보내줬다. 칼링은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스트리트 오브 윌로에서 몬 차에 쓰인 IRS를 만들었다.

모튼과 나는 집합 장소로 돌아왔고 레볼로지 GT350의 운전대는 필그림이 넘겨받았다. 그는 이런 머스탱을 거의 몰아보지 못했고 폰티액 트랜스 앰을 몰던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이런 종류의 차를 타본 적도 없다. “뒤 서스펜션이 솔리드 액슬 방식인 차를 몰고 트랙을 달리면 코너에 들어설 때까지는 방향을 바꿀 때 운전대를 너무 많이 돌리지 않아야 해요.” 필그림의 말이다. “운전대를 조금만 돌려도 연쇄 반응 이상의 일들이 시작돼서 엉망인 결과로 이어지죠. 하지만 아주 재미있어요!”

필그림은 ABS가 없는 강력한 브레이크(이런 브레이크를 별로 경험해본 적 없는 나는 두 번째 코너에서 바퀴가 잠기는 걸 경험했다)에 익숙해졌고 유압 스티어링의 회전 보조력이 조금 약했다면(레볼로지의 설명으로는 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더 좋아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놀랄 만큼 강력한 힘으로 7000rpm 이상 회전수를 끌어올릴 수 있고 볼라제 트랙용 머플러는 훌륭한 소리를 냈다. 코요테 엔진이 가장 힘차게 움직일 때 ‘우와아악’ 하며 우렁차게 울부짖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6단 수동변속기도 살펴봤다(자동변속기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적인 머스탱 GT의 6단 수동변속기에는 전통적인 모습의 변속 레버와 우직한 기계적 조작감이 남아 있어요.” 그가 지적했다. “요즘 나오는 미아타나 시빅의 매끄러운 변속감은 잊어버리세요. 이 차는 구식이니까요.”

레볼로지는 사실 전통적인 멋을 지닌 차를 만들지만 현대적 세련미도 겸비하고 있다. 스카펠로는 필그림과 내가 스트리트 오브 윌로 트랙을 달리며 즐거워한 1966년형 GT350이 순수한 트랙용 차가 아니라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나 과격하게 몇 바퀴 돌아보니 차가 갖고 있는 것 이상의 능력을 트랙에서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1462킬로그램의 무게를 고려하면 힘이 넘쳐난다. 무게당 마력으로는 페라리 F430 수준이라는 것이 스카펠로의 말이다. 값이 18만9000달러(약 2억210만원)부터 시작하는 이 차와 레볼로지 머스탱 라인업의 다른 차들은 기존 양산차 부품을 최대한 활용해 만들어지고 그들 중 일부는 놀랍게도 GM 차에 쓰이는 것이기도 하다.

스카펠로는 “첫 번째 목표는 편의장비를 모두 갖추고 매일 탈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차들과 비슷하면서도 생김새는 다르다는 것이 정말 멋있죠.” 스카펠로는 자신과 같은 자동차업계  전문가들로 팀을 꾸리느라 바쁘다. 레볼로지는 2015년에 시행되기 시작한 연방정부 교통법에서 정의한 소량 제조업체로 분류된다. 따라서 엔진 배출가스 인증이 유효한 이상 공식 승인받은 클래식 머스탱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시행 중인 주 법률에 따라 주행 가능한 복제 섀시를 판매하거나 오리지널 머스탱을 레볼로지 규격에 맞춰 복원 겸 개조도 할 수 있다. 지금은 주문받은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6개월 정도 걸리지만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독립 기념일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가 재생산한 머스탱 GT350R. 차체 측면에 붙은 98i 표시에서 i는 독립식 서스펜션을 뜻한다.

존 모튼이 OVC GT350R이 트랙에서 달리는 특성에 관해 <오토모빌> 편집장 마이크 플로이드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이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오리지널 베니스 크루가 GT350R을 대하는 방식은 믿음직한 재창조라고 할 수 있다. 현대화를 위해 유일하게 양보한 부분은 새로운 안전 규정을 충족하는 것뿐이었다.

레볼로지와 OVC 팀은 성능에 관한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며 트랙에서 차가 움직이는 특성에 관한 피드백을 얻었다.

레볼로지는 GT350에 일상적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담았고 세계 수준의 인테리어 품질 마무리로 포장했다. 그러나 코요테 엔진은 거칠게 성능을 한껏 발휘한다.

다시 트랙 밖으로 나온 필그림과 나는 차를 바꿔 타고 즐기면서 달렸다. OVC GT350R은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까다로운 차가 아님을 입증했다. 차마다 소재로 쓰인 차의 자동차 등록 번호가 있어서 일반도로 주행 인증도 받았다. 그러나 파워스티어링이 없는 무거운 운전대와 경주차에 맞춘 여러 설정을 고려한다면 이 머스탱이 질주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곳은 트랙일 수밖에 없다.

필그림은 “스트리트 오브 윌로를 달리는 건 꽤 힘들다”고 인정했다. “이 동물 같은 1260킬로그램짜리 차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게 먼저였죠. 일단 핸들링에 익숙해지고 난 다음 독립식 뒤 서스펜션의 특성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끈끈한 레이스용 빈티지 타이어, 차체 롤과 피칭, 무척 활기찬 엔진을 온전히 활동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 부분에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정확한 표현이다.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듯한 GT350R의 소리를 들으며 정갈하게 움직이는 4단 변속기를 다루고, 브레이크를 밟아 강력한 제동력을 끌어내고, 열기를 느끼며 가솔린과 타이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재미 이상이다. 그리고 시간을 거스르는 모습과 새차의 섬세함과 장인정신 그리고 트랙에서 발휘되는 타고난 달리기 실력과 재미를 한데 아우르는 레볼로지의 기술은 모든 면에서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차를 몰지 않는 동안에는 모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OVC와 레볼로지 팀에 관해 배웠다. 누구라도 절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만한 날이었다. 98i를 트레일러에 올리고 있는 마리에타와 칼링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할 때 빅윌로를 향해 태양이 낮게 드리우고 있었다. 1965년에 존 모튼이 시속 258킬로미터로 내달리던 그때처럼. 
글_Mike Floyd(<Automobile> 에디터) 

앤디 필그림은 머스탱 운전 경험이 풍부하지 않지만 금세 속도를 높여 두 모델로 쾌속 질주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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