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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르노삼성, 내수 판매 어쩌나

내수는 위태위태하고 수출길도 막막하다.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2018.04.17

 

르노삼성은 올해 조업일수가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월에만 5일이나 빠졌다. 2월까지 누적 또한 3만7841대로 전년 대비 7.3퍼센트 하락했다. 그나마 수출이 아니었다면 벌써 위기 수준이라는 뜻이다. 


르노삼성의 내수가 심상치 않은 이유는 숫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주력인 SM6 판매가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면 단종을 고려하다 살린 SM5가 의외로 주목받았다. SM5와 SM6의 소비층이 양극화됐다는 뜻이다. SM5는 중형 소비층에서도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가 주목했지만 SM6는 가격 의존도가 비교적 낮아 현대차 그랜저 영향을 잔뜩(?)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현대 그랜저가 매달 8000대가 넘게 판매된 점은 그만큼 SM6 또한 타격을 입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르노삼성도 SM6의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하나의 방법으로 택시를 겨냥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SM6 택시 진출은 오랜 기간 참아왔지만 그랜저에 원투 펀치를 맞고 코너에 몰리자 반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택시는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다. 게다가 오랜 시간 독과점이어서 현대·기아차에 익숙한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행태가 미워도 이들이 쏘나타와 K5 택시를 재구매하는 이유다. 물론 이 점을 르노삼성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눈 돌린 곳은 개인택시 시장이다. 구매비용 절감이 곧 이익과 직결되는 법인택시보다 생계는 물론 쉬는 날 자가용이 되는 사업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겠다는 목표다. SM5 택시를 통해 시장의 생리를 파악한 것도 결정의 보탬이 된 상황이다. 


누가 뭐래도 르노삼성의 주력은 SM6다. 그런데 고급(?) 중형차 시장 수요가 반 계단 올라가면서 준대형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부랴부랴 SM6 진입 가격을 2000만원 중반대로 낮춰 쏘나타와 K5를 겨냥했다. 이를 두고 자동차 회사의 의례적 표현을 빌리면 “좋은 제품을 보다 많은 소비자가 경험하도록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판매가 줄어드니 가격을 낮춰 경쟁사 중형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다. 상황은 물론 후자에 해당되지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야 한다. 


그런데 주력 차종 판매 하향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부진을 만회할 대안 차종이 없다는 점이다. 소형차 클리오를 준비 중이지만 한국은 소형차 인기가 없다. 현대차 엑센트는 고작해야 한 달에 500대 미만이 판매되고, 쉐보레 아베오는 2월까지 모두 합쳐도 불과 200대다. 기아차가 프라이드 판매를 중단한 게 이상하지 않지 않을 정도다. 
르노삼성은 클리오의 유럽 인기를 내세워 소형차 시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소형차 시장이 위축된 가장 주된 이유는 제품이 아닌 정책이다. 소형차보다 작은 경차에 갖가지 혜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경제 가치를 고려하면 경차가 낫고, 경차가 아니라면 차라리 소형차보다 공간이 넓은 준중형차로 시선을 돌리는 게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제아무리 유럽 베스트셀링카라도 한계가 분명하다. 


그래서 검토했던 제품이 미니밴 에스파스다. 그러나 마찬가지 장벽에 부딪혔다. 국내에서 7인승 미니밴은 인기가 없다. 기아차 카렌스와 쉐보레 올란도 판매량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에스파스는 고속도로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없음에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설령 전용차로 이용 불가를 감수해도 공간 활용성을 내세운다면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등의 북미산 수입 미니밴이 견제에 나선다. 따라서 상품성 측면에서 에스파스는 9인승이 가능한 한국형으로 개량돼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아 카니발의 독주를 막아서는 것조차 벅차다. 


내수가 위태로우니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수출 물량 생산에 적극적이다. 주력 수출 차종이 최근 SUV 흐름에 맞는 닛산 로그여서 걱정은 한시름 내려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동차 FTA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점은 고민이다. 트럼프는 한결같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을 유지한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엉뚱하다고 평가 절하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면 르노삼성 또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북미 수출용 로그의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제2의 한국지엠 사태가 나오지 말란 법 없다. 


이처럼 상황이 급변하는 때 르노삼성의 해법은 무엇일까?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다. 어떻게 해서든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만이 살길이다. 2018년이 불과 두 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2019년형 SM6를 내놓은 것은 절박함의 표현이다. 특히 SE 트림의 경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주요 편의 품목을 충분히 기본화하고도 가격 인상폭은 10만원으로 억제해 실질적인 혜택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못한다. 정글처럼 변해버린 국내 시장에서 주목도를 높이려면 새로운 제품의 투입이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QM6, QM3, SM7, SM6, SM5, SM3 제품군으로는 앞날이 밝지 못하다. 새로 부임한 도니믹 시뇨라 사장이 부임과 동시에 내부적인 비용 절감을 경영의 최고 목표로 삼은 것도 제품의 한계를 잘 알고 있어서다. 돌파구로 SUV 선호 트렌드를 주목했지만 QM3는 서서히 존재감이 사라지는 중이고, QM6는 이미 소비자 기억에서 멀어졌다. 결국 세단 시장에서 만회하는 수밖에 없지만 현대·기아차의 신차 공세가 너무 거세 SM6 하나로 버티기에는 역부족이다.  


얼마 전 르노삼성이 SM6 출시 이후 국내에서 가장 치열한 중형세단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판매 2위 자리를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올 2월에는 내수 누적판매가 10만대를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형 세단은 조금씩 SUV에 시장을 내주는 상황이다. SUV 대안 카드는 별로 없는 르노삼성에게 2019년이 혹독한 한 해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글_권용주(<오토타임즈> 편집장)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칼럼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Heyhoney(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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