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우라칸 퍼포만테는 특별한 존재다. 방사선 물질 같은 형광색 보디나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스타일 때문만이 아니다. 전 세계 최고의 차들 가운데서도 아주 독특한 운전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랜디 포브스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속주행의 달콤한 연인’이라고나 할까. 

윌로 스프링스 국제 레이스 트랙에서 우라칸은 포르쉐 918 스파이더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양산차 최고 기록을 1초나 앞당기는 1분 22초 53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 달 전 맥라렌 720S가 1분 21초 75의 기록을 세우는 바람에 최고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물론 람보르기니에겐 2등 역시 매우 가치 있는 기록일 것이다. 

“이 차를 세팅한 사람은 내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해.” 랜디가 말했다. “코너 중간에서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있어. 이를 방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코너를 진입할 때 공격적으로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거야. 타이어의 그립감은 훌륭하고, 한계에서도 반응이 아주 훌륭해. 정말 마음에 들어.”

람보르기니가 아우디에 편입된 이후 등장한 우라칸에선 예전의 그 열정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퍼포만테는 다르다. 노면 상황은 스티어링휠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명확하게 전달한다. 운전대를 돌리는 순간 차체 뒤쪽이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튀어 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오버스티어를 걱정하지 않고 운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 차는 지금껏 등장한 그 어떤 람보르기니보다 한계가 높다. 아벤타도르 SV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정교한 보디라인과 함께 자신의 성능을 운전자에게 뽐내고 싶어 하는 듯하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토크 상승도 장점이다. 이런 특성은 운전자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맥라렌 720S나 페라리 488 GTB처럼 터보차저 엔진을 얹은 모델의 경우 코너가 너무 빠르게 다가오는 바람에 이성이 아닌 본능에 따라 브레이크를 밟는 경향이 있다. 물론 퍼포만테도 운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의 풍경을 눈앞에 대령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생각할 여유가 있는 것이다. 갑자기 우주로 워프를 하는 듯한 느낌 대신 스스로의 의지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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