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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부탁해요! 아.매.코

여자, 만화, 프라다의 비밀 프로젝트

꼭 그녀를 닮은 묘하고 강렬한 카툰이 프라다와 만났다.

2018.04.03

프라다 2018 S/S 컬렉션은 이리저리 구경할거리 가득한 카툰 모티프 일러스트로 물들었다. 어딘지 스산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한참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 나는 재기발랄한 카툰이 프라다의 잘 빠진 트렌치코트부터 모던한 토트백까지 컬렉션 전반에 장식됐다. 여기에 프라다의 시그니처 소재인 나일론, 미니멀한 실루엣, 톡톡 튀는 컬러 비즈, 아일렛, 스터드 등 장식적 요소와 어우러져 어느 때보다 예술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프라다의 이번 코믹스 컬렉션을 완성한 개성 가득한 아티스트들 중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뿔 달린 소녀를 그린 스텔라 루나(Stellar Leuna)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꼭 그녀를 닮은 묘하고 강렬한 카툰이 프라다와 만나기까지. 

 


 

Q. 프라다와 작업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수많은 아티스트들 중 미우치아가 당신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

이미 패션계 전반에 페미니즘과 반문화주의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에 프라다가 이번 코믹스 컬렉션을 통해 페미니즘을 유쾌하게 표현하려 한 시도가 많이 놀랍지는 않았다. 프라다에서 나를 어떻게 찾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코믹스 컬렉션에 함께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의 성향을 비춰봤을 때 우리의 작업이 디자이너 미우치아에게는 어딘지 독특하고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우치아는 우리의 아이디어와 기법 등에 만족했을 것이고, 프라다 룩에 입혀진 작업물은 매우 조화로웠다.  


Q. 이번 카툰 일러스트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준 부분은? 

나는 언제나 나의 작업물이 1차원 드로잉 그 이상으로 움직이면 어떨까 궁금했다. 이번에도 그런 상상을 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의 유년기를 떠올려보면 나는 만화 보는 것을 좋아했고, 만화 캐릭터 그리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었다. 어느 날 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1분 가량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의 수작업이 필요한지를 보고 매우 놀랐고 큰 자극이 됐다. 그래서 디즈니가 1시간 반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아주 매끄럽게 만들어내는 것은 ‘그야말로 미쳤다’고 생각한다. 전해 듣기로는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만화가가 작업 중 병원 입원을 미리 예약했다고 하던데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그 정도로 이 일에 열정을 갖고 임했다는 점이 존경할만하다. 

 

 

Q. 당신이 이번 컬렉션에서 참여한 부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룩은 무엇인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룩은 블랙 트렌치코트. 등판에 내가 그린 카툰 일러스트가 커다랗게 패치워크 됐고 어깨 부분에는 컬러풀한 아일렛 장식이 가미돼 프라다의 다른 코트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됐다. 

 

Q. 일러스트 콘셉트를 짜는 초기 단계부터 스케치, 채색을 하기까지 프라다의 룩과 어우러지게끔 조율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 

프라다는 작업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에게조차 브랜드의 많은 사항을 비밀로 붙였다. 작업자들은 완성된 일러스트를 프라다에 보냈고, 프라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 방향성에 맞게 일러스트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프라다의 컬러 팔레트에 맞춰 색을 입히는 작업 등이 추가적으로 이뤄졌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꽤 오랜 시간 프라다와의 협업이 진짜 성사되는지 안 되는지 의문을 갖고 기다려야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웃음) 

 

 

Q. 브랜드와 협업하며 가장 많이 배운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브랜드나 기업과 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부분은 나의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그들과 타협하고 절충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아티스트가 어느 부분까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을 받아들이고 협업할 수 있는지는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확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작업을 진행하려 하는데 그들이 나의 의견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거나 너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때 감정적이지 않게 타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브랜드와의 협업에서 시너지가 극대화되려면 아티스트인 내가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Q.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나? 몇 프로 정도 온전히 당신의 색이 입혀진 것 같은지?

매우 만족! 물론 평소 밝고 컬러풀하거나 큰 패턴의 옷을 즐겨 입지 않는 사람이지만 프라다가 이번 코믹스 컬렉션에 나를 포함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반영한 것은 정말 획기적이고 쿨한 아이디어였다. 코믹북이라는 콘셉트가 잘 살려진 듯하고 쇼에 오른 모델들의 스타일링은 ‘아치 코믹스 (Archie Comics)’ 캐릭터 베티와 베로니카를 연상케 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펑키한 느낌을 내려 애쓴 흔적처럼 비춰지지 않고 하나의 완전한 프라다 컬렉션처럼 보여 더 마음에 든다.

 

 

Q. 향후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이유는 뭔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생각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즐겨 듣는 음악 장르가 있어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뮤직비디오나 앨범 아트워크 등을 작업해보고 싶다.

 

Q. 당신처럼 개성 가득한 작업을 진행하는 아티스트들이 브랜드와 협업을 하면서 재미있는 일도 많을 것이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을 것 같다. 브랜드와의 협업에 도전하고픈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주자면? 
프라다 2018 S/S 컬렉션이 공개되고 이틀 간 지인들의 축하메시지로 휴대폰이 쉬지 않고 울려대는 바람에 먹통이 될 지경이었다. 이런 거대 프로젝트에 내가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 연락한 이들도 있지만 일종의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하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 나는 주목 대상이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런 인터뷰들도 벅찼는데, 지금은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은 매체가 가장 어려운 상대인 듯 하다.

한 매체에서 다룬 프라다 기사 중 불쾌감을 감출 수 없는 내용이 실려 있어 내려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어떻게 찾아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의 작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만든 카툰 일러스트 스티커를 보고 ‘고작 2달러(A measly AUD $2)에 프라다 컬렉션에 프린팅된 카툰 일러스트 스티커를 살 수 있다! 프라다 팬은 어서 구매하라며 '득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였다. 

 

 

브랜드와의 협업에 도전하고픈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끊임없는 작업과 배움은 개인의 기술과 스타일을 키우는데 너무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노력하는 만큼 일감은 자연스럽게 들어올 것이다. 단지 예술을 하면서 유명해지거나 돈을 많이 버는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분명 좌절하고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악평을 받는 순간이 있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말고 이를 받아들이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것 또한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번역: 이승은

부탁해요아매코, 프라다, 2018SS, 코믹스컬렉션

CREDIT

EDITOR / 임소연 / PHOTO / PR, ArchComics / imagazine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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