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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Stars&People

좋은 사람

민한나는 앞으로 혼자 뛰어가지 않는다. 다른 이들의 손을 붙잡고 함께 걷는다

2018.04.04

레드 러플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진주 드롭이어링은 본인 소장품

 

봄 햇살을 맞으며 회사 주위를 걷고 있는데 민한나에게 전화가 왔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미리 가서 화장 좀 만질 수 있을까요?” 시계를 보니 오후 2시였다. 그녀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3시, 한 시간이나 이른 시각이었다. “화장하는 데 좀 오래 걸릴 거 같아 미리 왔어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작업이다 보니 더 신경이 쓰이네요.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요.”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자기 관리가 필요한 직업이잖아요. 언제 촬영을 할지 모르는 일이고. 몸 관리를 위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에요.”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폴댄스 마니아인 것 같다. “마니아까지는 아니에요. 폴댄스 시작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이제 두 번 갔어요. 정말 어려운 운동이더라고요. 두 번 만에 양쪽 허벅지에 멍이 파랗게 들었어요. 멍든 상태에서는 촬영을 할 수가 없어 못 가고 있었는데 이번 촬영 끝나면 다시 가야겠어요.” 폴댄스가 무척 매력적으로 들린다. “폴댄스가 매력적인 게 아니라 그걸 하는 사람이 매력적인 거 아닌가요?(웃음)” 그녀의 말에 대꾸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이해해요.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고 멋지니까. 한동안 폴댄스를 쉬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하면 더 잘할 것 같아요.” 

 

 

민트 컬러 테일러드 재킷과 팬츠 모두 H&M, 블랙 브라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녀와 나 사이 테이블엔 그녀가 사온 커피 석 잔이 놓여 있었다. 두 잔도 아니고 하필 석 잔일까? “제 거, 기자님 거, 그리고 스타일리스트님 거. 일 시작하기 전에 기분 좋게 한 잔씩 하려고 사왔어요.” 그런데 한 사람을 빼먹은 것 같다. 포토그래퍼 말이다. “애고, 내 정신 좀 봐. 기자님이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직접 찍는 줄 알았어요. 여기 오기 전에 <모터 트렌드> 핫걸 인터뷰 기사 바이라인에서 포토그래퍼를 봤는데도 이제야 기억나네요. 어쩌죠? 지금이라도 다시 다녀올까요?” 까다로워 보여 빈틈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엉뚱한 면이 엿보인다. “제가 여우처럼 생겼지만 사실 좀 어리바리해요. 손도 많이 가는 편이고.” 나쁜 남자보다 잘 챙겨주는 남자를 만나야겠다. “맞아요. 철없을 땐 멋있고 잘생긴 사람들하고만 연애했어요. 그런데 끝이 꼭 안 좋더라고요.” 잘생기거나 예쁘면 얼굴값을 한다고 들었다. “정말 공감해요. 지금은 착하고 잘 챙겨주는 남자가 좋아요. 물론 남자 친구나 배우자가 절 먹여 살려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아니에요. 받은 만큼 저도 그 사람의 다른 부분을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받기만 하는 사랑은 상대방의 희생만 강요할 뿐이잖아요. 남에게 희생을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요. 물론 사랑하는 사이에도 없어야 하고요.”  


모델 일을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레이싱모델로서 활동하는 것은 2018년이 첫해다. ‘첫’이라는 접두사가 주는 설렘과 두려움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반반?(웃음) 사람을 만날 생각에 설레고, 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어요. 결국 사람과 함께 일하는 거니까 단정 내리기 어렵죠.” 말 한마디도 굉장히 조심스럽다. “생각을 많이 하면서 말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각 없이 말하는 건 싫어요. 다른 사람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이 먼저다’라는 정치 슬로건이 생각날 정도로 사람이라는 단어가 많이 언급된다. “우리가 하는 일이 협업이잖아요. 작게는 기자와 모델, 많게는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토그래퍼 등까지 포함하죠. 다들 작업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배려와 노력을 해야 해요. 그래야 관계가 유지되니까요. 그들과의 관계 중에서 하나라도 깨지면 작업의 결과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요?” 달라졌다는 건? “물론 안 좋은 쪽이죠. 냉담한 관계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어요? 그래서 저부터 주변 사람들을 챙기려고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하고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럼 커피 석 잔을 사온 것도 그 때문에? “잊을 만하면 나오네요. 커피 석 잔.(웃음) 그런데 오늘은 실수가 좀 있었어요. 정말로 지금이라도 한 잔 더 사와야겠어요.”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녀를 오랫동안 만류해야 했다. 그저 제스처만 취한 게 아니었다. 정말 갈 기세였다. 어쩌면 이런 진심이 그녀를 좋은 곳으로 데려갈지도 모르겠다. 
스타일링_문진호

 

 

 

 

모터트렌드, 인터뷰, 민한나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김성준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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