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맨을 사기로 결정했을 때 출퇴근용, 여행용, 펀 드라이브용 등 다양한 용도로 타고 다니면서 미니 오너의 감성을 마음껏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클럽맨은 사람을 태우기보단 짐을 태우는 것에 익숙해졌다. 트렁크는 식자재와 아기용품의 지정석이었다. 요리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일주일에 3회 이상 장을 봐야 하고, 이제 막 돌이 된 아이의 흥미 유발을 위해 부지런히 장난감 대여 임무까지 수행해야 했다. 그런 용도로 클럽맨의 트렁크는 쓰임이 좋다. 광활한(?) 수준의 트렁크는 아니지만 지금껏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클럽맨의 트렁크 용량은 360리터로 여느 소형 SUV와 비슷하다. 전에 타고 다녔던 BMW 118d와 수치상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적재 공간은 훨씬 앞선다. 조기 농구교육을 시키는 농구광 아빠는 아이에게 맞지도 않는 큰 농구 골대를 대여해 트렁크에 넣고 빼곤 한다. 이러한 경우에도 뒷좌석 등받이를 모두 접어 최대 1250리터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아래 공간에는 청소도구와 안전용품 등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

클럽맨은 기본적으로 왜건 형태이기 때문에 테일게이트가 수직으로 떨어진 모양새다. 짐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정리하고 테일게이트를 닫기가 편하다. 118d처럼 트렁크 문이 곡선 모양이면 트렁크 위 공간을 제대로 쓸 수 없다. 짐을 다 싣고도 문이 닫히지 않아 억지로 구겨 넣어 닫는 경우가 다반사다. 클럽맨의 시그니처 기능인 ‘컴포트 액세스’를 이용하면 손으로 트렁크 문을 열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무거운 짐들을 들고 직접 테일게이트를 열다 짐을 놓쳐 뒤 범퍼에 크고 작은 흠집이 생기곤 했다. 지금은 트렁크 아래로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테일게이트를 열 수 있어 스트레스가 줄었다.

적재능력을 고려해 클럽맨을 구매한 것이 사실이지만 오로지 짐차로 사용하려고 데려온 건 아니다. 그동안 무거운 짐만 실어 나르느라 고생한 클럽맨과 꽃피는 봄이 오면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드라이빙을 떠나야겠다. 물론 트렁크엔 식자재와 아기용품보다  크고 무거운 캠핑용품이 가득 실려 있겠지만. 문한얼(요식업)

MINI CLUBMAN COOPER D

가격 3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6도어 왜건 엔진 4기통 2.0ℓ DOHC 터보 디젤, 150마력, 33.7kg·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1485kg 휠베이스 2670mm 길이×너비×높이 4253×1800×1441mm 연비(복합) 15.2km/ℓ CO₂ 배출량 123g/km 구입 시기 2017년 11월 총 주행거리 1750km 평균 연비 15.0km/ℓ 월 주행거리 6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2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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